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분과 관련해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비인기 상임위행을 자처하며 상임위 배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내가 환경노동위원회로 가겠다”고 말했다. 후반기 상임위 지원이 불균등하게 몰리며 환노위 등 일부 상임위에 지망자가 적어 배분에 어려움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상임위로 자신은 가지 않겠다며 다른 의원들도 원하는 곳에 배정되지 않더라도 너무 불만을 품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만큼 당내 상임위 배분 문제가 복잡한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워낙 환노위원장을 하겠다는 의원이 없어서 원내지도부에서 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이 가야할 정도의 상황이라는 얘기”라며 “그 정도로 의원들이 원하는 상임위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말씀하신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상임위 쏠림 현상이 상당해 배정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유독 환노위에 가겠다는 사람이 없다. 정무위나 법사위 등에 주로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상임위 배분 문제에 더해 민주당은 여당과도 상임위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그간 당연하게 여당이 맡아왔던 정보위를 맡지 않겠다며 상식적이지 않은 요구를 하고 있어 원구성 협상이 지연되는 측면도 있다”며 “(여당이) 겸임 상임위는 거부하고 알짜 본상임위를 달라고 요구하는 등 문제가 많아 의원총회에서 관련된 어려움을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제헌절인 오는 17일 이전까지 원구성을 마무리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상임위 배분에 대해 원내수석부대표끼리 만나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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