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인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어려웠죠. 점차 상황이 나아져 도자기 판로가 열리길 기대합니다.” (유용철 이천시 도자기 명장)
국내 대표 도자 행사인 ‘이천도자기축제’가 3년 만에 시민 곁으로 돌아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년간 열리지 못했던 도자기축제는 한 달간의 일정으로 9월2일 개막한다. 도자 전시와 체험은 물론 다양한 부대 행사를 즐길 수 있다.
◆ 도예인들 “개막일 손꼽아 기다려”…‘이천풍물놀이’ 등 무대 올라
경기 이천시는 올해 36회째를 맞는 이천도자기축제를 오는 10월3일까지 이천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에서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도자기와 사찰음식 특별전, 도자 체험과 시연, 도자기 판매·전시 등을 꼽을 수 있다. 공연과 먹거리 행사가 곁들여져 관람객의 발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 행사는 예스파크의 5개 마을을 순회하며 열린다. 마을마다 변화를 꾀해 색다른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예스파크는 도자와 공예품을 창작하는 예술인이 모여 사는 곳으로, 도자·회화·조각·금속 등 200여개 공방이 자리한다.
개막을 이틀 앞둔 이곳에선 궂은 날씨에도 무대와 부스 설치가 이어졌다. 모처럼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맞은 장인들의 손놀림도 바빠졌다. 이들은 “새로운 도자기로 시민과 만날 생각에 개막일만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개막식은 2일 오후 6시30분부터 예스파크 대공연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천거북놀이보존회의 ‘이천풍물놀이’ 등이 무대에 오른 뒤 도예인들이 개막을 선언한다. 김경희 이천시장의 환영사 직후에는 이무진 밴드와 가수 오유란 등의 축하무대가 이어진다.
17∼18일 양일간 열리는 사찰음식 특별전은 가장 관심을 끄는 행사다. 사찰음식 명장인 우관 스님이 도자 장인들과 함께 ‘자연의 맛, 정성이 빚은 향기’를 주제로 사찰음식과 도자기의 ‘콜라보’를 선보인다.
◆ ‘사찰음식·도자기 콜라보’ 등에 관심…김경희 시장 “도자는 일상을 예술로”
이천시는 각양각색 도자기에 쌀밥을 지어 반찬과 함께 내놓는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장작가마 불 지피기와 흙 놀이도 경험할 수 있다.
행사 막바지에는 도자기 명장이 내놓은 ‘달항아리 경매’가 열린다.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부터 만들어진 커다란 백자 항아리로 온화한 색과 유려한 곡선, 꾸밈없는 형태를 갖고 있다. 이천시도자기축제추진위원회는 “방역과 행사 모두 철저히 준비했다”며 “도자의 고향인 이천에 지속해서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이천의 도자 역사는 청동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시대에는 한양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덕분에 도자 제작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조선 중종 25년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이천 도호부의 특산품이 도기로 명기돼 있다. 이후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등 부침을 겪던 이천은 1960년대 신둔면 수광리 마을에 도공들이 몰려들면서 도자의 본가로 부활했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도자기는 생활의 품격을 높이고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며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도자의 매력에 푹 빠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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