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만남을 요구하며 스토킹해왔던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런 스토킹 강력범죄는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쯤 서울교통공사 직원 전모(31)씨를 살인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전씨는 당시 신당역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일회용 위생모를 쓴 채 역에서 1시간가량 머무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전씨는 피해자에게 만남을 강요하는 등 스토킹을 해오다 피해자로부터 두 차례 고소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로 접근 금지 명령은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혐의가 인정돼 지난 2월과 7월 각각 재판에 넘겨졌고 두 사건이 병합된 재판은 이날 선고가 예정됐었다. 경찰은 보복성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신당역 사건처럼 남성이 피해 여성을 스토킹하다가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발생한 ‘김태현 사건’이다. 김태현은 피해자인 세 모녀 중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큰딸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하다가 지난해 3월 집에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김병찬이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경찰은 김병찬이 스토킹 신고 등에 앙심을 품고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고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1심 재판부도 김병찬이 흉기와 살해 방법을 미리 준비했다며 계획적인 보복 살인이었다고 판단했다. 김병찬은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송파구에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한 ‘이석준 사건’이 있었다. 이석준은 경찰 신고에 보복을 결심한 뒤 흥신소를 통해 피해자의 주소지 등 개인정보를 알아냈다. 이석준은 렌터카에 여러 흉기를 싣고 택배 기사 행세를 하며 집을 찾아갔으며, 집에 있던 어머니를 살해하고 당시 13살이던 남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 구로구에서 신변보호 대상자인 4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숨겼고, 5월에는 경북 김천에서 40대 여성이 신변보호 대상이 된 당일 전 남자친구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6월에도 경기 안산에서 60대 남성이 신변보호를 받던 40대 여성을 살해했다. 경찰이 이 남성을 스토킹 범죄로 입건한 지 하루 만에 사건이 일어났다.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스토킹 범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515건이던 스토킹 관련 112 신고 건수는 지난해 1만4509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7월에만 집계된 스토킹 관련 신고 건수는 1만6571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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