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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강자’ 정다운 “아쉽게 졌지만 ‘UFC 랭킹 진입’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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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8 13:52:40 수정 : 2022-09-28 16: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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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경험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가장 강력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파이터로서 기량이 정점을 향하는 시기인 만큼 앞으로 3~4년 동안 최대한 높은 UFC 라이트헤비급(-93㎏) 랭킹에 오르는 게 목표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 우리나라 중량급 격투기 자존심으로 불리는 정다운(29)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점잖았고, 겸손했다. 27일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서 세계일보와 만난 정다운은 “UFC 랭킹에 진입하는 것이 첫 번째”라면서도 “훗날 열심히 뛰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웃었다.

UFC 파이터 정다운이 27일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필재 기자

정다운은 미국 ABC 방송이 중계하는 UFC on ABC 3 대회 라이트헤비급 경기에서 타격가 더스틴 자코비에게 1라운드 KO로 졌다. 그 전까지 UFC에서 5전 무패를 기록 중이던 정다운이 강자 자코비를 넘어섰다면 UFC 라이트헤비급 랭킹 진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정다운은 1라운드 1분50여초를 남기고 쓰러졌고, 심판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켰다.

 

정다운은 지난 경기에 대해 “가드를 내리면 자코비가 들어 올 거라고 예상했고, 거리가 좁혀졌을 때 태클을 시도할 계획이었다”며 “경기 영상을 돌려보니 자코비가 준비를 많이 하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정다운은 “가드를 내린 뒤 첫 번째 합에서 자코비가 생각과 다른 움직임을 보여줬고, 자코비 펀치에 순간 시야도 가려졌다”며 아쉬워했다. 

 

이 경기에서 정다운이 넘어지자 마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조금 이른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정다운은 “만약 내가 자코비를 그 타이밍에 쓰러뜨렸어도 심판이 말렸을 것”이라며 “조금 일찍 말렸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UFC 입성 6경기만에 첫 패배를 당한 정다운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달라진 것도 없다”며 “다음에 이기면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정다운은 정비 시간을 갖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정다운은 “친구와 동업하고 있는 의류브랜드 HDEX 사업과 예능 ‘씨름의 제왕’ 출연, 또 코리안탑팀 다운짐에서 주 3회 운동을 가르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두 돌 가까이 된 아이만 있을 뿐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은 하지 못했는데 올해 혹은 내년 초에는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다운은 중학시절 복싱으로 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정다운은 “잘 하진 못했지만 복싱이 재밌었다”며 “이후 체육고등학교 진학을 꿈꿨지만 이루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검정고시로 졸업장을 땄다”고 소개했다.

 

대구의 한 대학에서 생활스포츠학을 공부하던 정다운은 2012년 철원에서 일반전초(GOP)로 근무해 병역 의무를 마쳤고, 이 사이에 열린 2013년 9월 열린 존 존스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경기를 보고 격투기에 매료됐다.

 

2014년 전역한 정다운은 곧바로 대구에 있는 체육관에 등록해 격투기를 시작했고, 2015년 2월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으로 꿈을 향해 질주했다. 정다운은 “성공해서 다시 내려가겠다는 굳은 각오와 함께 서울에 올라왔고, 처음엔 모텔에서 지내면서 운동했다”며 “열심히 하면 나이 30쯤 UFC에 진출 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가 찾아왔다”고 돌아봤다.

 

정다운은 코리안탑팀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인 2015년 5월, TFC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1라운드 KO로 승리한 정다운은 8월과 10월 TFC에 참가했지만 2연패에 빠진다. 이후 정다운은 일본 격투기 단체인 히트와 TFC를 오가며 11연승을 달렸고 2019년 3월 히트에서 사사 밀린코비치를 꺾고 UFC 오퍼를 받았다. 정다운은 “117㎏인 밀린코비치와 헤비급에서 싸우면서 부족하다는 걸 느꼈지만 오히려 이 경기가 끝나고 UFC에서 오퍼가 와 UFC 선수로 뛰게 됐다”며 “2019년 9월 UFC 데뷔전에선 너무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에 있어 눈앞이 하얘질 정도로 정도로 긴장했지만, 두 번째 경기부터는 떨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190㎝가 넘는 키에 평소 체중이 105㎏ 정도인 정다운을 향해 라이트헤비급이 아닌 미들급(-84㎏)에서 뛰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정다운은 “미들급 한계체중까지 맞추는 게 베스트지만 쉽지 않다”며 “미들급까지 감량하려고 시도해봤는데 움직이지도 못할 만큼 힘들었고, 이러다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다운은 내년 초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정다운은 “상대가 누구든 상관 없다”며 “UFC가 시켜주는 대로 싸우겠다”고 필승의지를 내비쳤다. 정다운은 “UFC 선수들이 강하지만 아직 레벨이 다를만큼 차이가 난다고 느껴보진 못했다”면서 “이제 UFC 랭킹진입까지는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rush@sege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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