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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으로 지은 하비브하우스에서 익어 가는 '백범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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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21 15:00:00 수정 : 2022-10-21 14: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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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외공관 중 가장 특별한 양식의 건물"
'한·미 서로 도와야' 김구 선생의 탁견 돋보여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서울 중구 덕수궁 부근에 있는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 대해 “거주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21일 주한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골드버그 대사는 최근 한국 부임 100일을 기념해 김지연 박사(정치학)와 인터뷰를 한 데 이어 김 박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지식 플레이(PLAY)’를 통해 하비브하우스 내부도 공개했다. 하비브하우스란 이름은 1971년 10월∼1974년 8월 주한 미국대사를 지내며 지금의 대사관저 신축을 결정한 미국 외교관 필립 하비브 이름을 따 지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골드버그 대사는 “하비브 대사는 한국식 건축양식을 따른 대사관저를 미국산 목재를 사용해 세우고 싶어했다”며 ‘오리건주(州), 테네시주에서 가져온 목재로 관저를 건축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산 목재로 세운 한옥이란 융합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김지윤 박사에게 ‘하비브하우스’로 불리는 현 미국 대사관저의 의미를 설명하는 모습. SNS 캡처

골드버그 대사에 따르면 하비브하우스는 세계 각국에 있는 미국 재외공관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건물이다. 그는 “왜냐하면 보통 우리가 해외 공관을 짓거나 혹은 매입할 때는 현대적인 양식의 건물을 고른다”며 “새로 대사관저를 짓는다면 미국 양식을 따른다”고 말했다. 하비브 전 대사가 새로 대사관저를 지으며 한옥 관저를 강력히 주장한 것이 당시 미 국무부를 몹시 곤혹스럽게 만든 이유다. 골드버그 대사는 “그래서 주한 미국 대사관저는 아주 특별하다”며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제가 주한 미국대사로 발령 났을 때 동료 외교관들한테 ‘한국으로 간다’고 했더니 거의 모든 첫 질문이 ‘대사관저 본 적 있어요’였습니다. 저는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기에 거주할 수 있는 것을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골드버그 대사)

 

서울 중구의 주한 미국대사 관저 ‘하비브하우스’ 식당에 내걸린 백범(白凡) 김구 선생의 휘호. ‘한미친선평등호조’(韓美親善平等互助: 한국과 미국이 친밀하고 평등하게 지내며 서로 돕자)고 적혀 있다. SNS 캡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을 대신해 미국이 한국에서 군정을 펼 당시 백범(白凡) 김구 선생이 쓴 ‘한미친선평등호조’(韓美親善平等互助: 한국과 미국이 친밀하고 평등하게 지내며 서로 돕자)라는 휘호도 공개했다. 대사관저 내 거실에 내걸린 해당 글씨는 백범이 1949년 새해 첫날 직접 써 미국 측에 건넸다고 한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 국민들을 향해 “우리(미국)의 훌륭한 동맹국인 대한민국에서 미국을 대표하게 되어 정말 행복하며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국 국민들이 제게 보여주신 따뜻한 환영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사이의 우정과 든든한 동맹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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