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등록세 일부 감면·개별소비세 면제
도로 통행료·주차장 할인 등 혜택 다양
1~10월 국내 경차 판매량 10만8807대
캐스퍼·레이 등 넓어진 실내공간 장점
“레저·화물 등 활용범위 넓혀 다시 주목”
유가와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경차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차량 구입부터 유지비, 관리비가 모두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용적이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올해 경차 등록대수는 3년 만에 10만대를 넘긴 상태다.
◆올해 10만대 이상 등록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국산 경형 승용차(경차) 등록대수는 10만1130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등록대수인 9만7559대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다.
경차 등록대수는 2012년 20만4364대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하는 추세였는데 올해 깜짝 반등한 것이다. 경차 등록대수가 연간 10만대를 넘은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완성차 업체 통계를 보면 국내 판매되는 현대차 캐스퍼, 기아 모닝·레이, 한국GM 스파크 등 경차 4종의 지난 1∼10월 판매량은 총 10만8807대다. 이 기간 캐스퍼는 3만8920대가 팔리며 경차 판매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출시 13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생산량 5만대를 돌파했다. 캐스퍼는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에서 팰리세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리기도 했다.
캐스퍼에 이어 레이(3만6159대), 모닝(2만3872대), 스파크(1만6107대) 순으로 판매됐다. 다만 스파크의 경우 단종이 예정돼 있어 내년 초까지만 판매될 예정이다.
경차가 다시 인기를 끌면서 차량용 애프터마켓 업계에서도 경차를 겨냥한 제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경차 오너를 위한 룸미러형 블랙박스, 차량용 졸음 방지 센서 등 가벼운 차체를 보완하는 제품들이다.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 부각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던 경차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팍팍한 경제 상황에서 구입·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였던 2012년에도 경차가 전무후무한 2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최근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완성차 업체는 원자재 수급난 및 연식 변경 모델을 이유로 잇따라 차량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경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차량 구입에 따른 부가 비용과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경차는 신차 구매 시 필요한 취등록세가 일부 감면되고, 개별소비세가 면제된다. 유류세 환급 한도는 올해부터 연간 30만원으로 상승했다. 통행료와 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도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경차는 코로나19 이후로 인기가 높아진 차박 등 레저용 차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도 인기 요소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는 세계 최초로 운전석에 앞으로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 시트를 적용해 공간을 확보하는 등 공간 활용성에 집중해 개발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캐스퍼의 신규 트림 ‘디 에센셜’을 새롭게 추가했다. 가격은 1690만∼2000만원으로 기본 트림보다 비싸지만 출시 2주 만에 계약대수 1500대를 돌파했다.
경형 레저용차(RV) 레이는 실내 공간 활용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상자형 디자인을 채택해 2열과 등받이를 접으면 부피가 큰 짐도 실을 수 있고, 최근 부분변경 모델은 운전석 등받이 폴딩 기능을 추가해 차박도 할 수 있도록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안전에 대한 우려와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경차 판매량이 하락세로 접어드는 추세였다”며 “최근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경제성이 높은 경차의 장점이 부각된 데다 공간을 넓혀 레저, 화물 등으로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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