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교육청‧경찰 등 지원…병실서 링거 맞으며 시험 치를 예정
어머니 “포기 않는 마음 대견‧기특”…병원측 “수능 도전 응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희귀 난치병을 앓는 부산의 한 여고생이 병원 입원실에서 시험에 도전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해당 학생은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시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이에 부모와 병원 측이 안전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달라고 교육 당국에 요청해 입원실 시험을 허락받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난치병을 앓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A양(18)은 오는 17일 부산 서구 고신대학교 병원의 한 입원실에서 수능시험을 치른다.
A양은 3살 때인 2007년 유전자 검사에서 선천성 희귀 난치성 질환인 ‘장쇄 수산화 탈수소효소 결핍증’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몸속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글리코겐이 사라지고 나면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병이다.
일반 사람들은 글리코겐이 에너지로 모두 전환되면 지방산을 분해해 에너지를 다시 생산해내지만, A양은 지방산을 에너지로 바꾸는 효소가 없어 그때부터 통증에 시달린다.
의료진에 따르면 A양의 경우 ‘몸이 칼에 베이는 듯하고 망치로 때리는 것’과 같은 극심한 전신 근육통을 앓고, 해당 증상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면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뇌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난치병에도 A양은 시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이에 부모와 병원 측은 안전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 달라며 교육 당국에 요청해 입원실 시험을 허락받게 됐다.
A양은 수능 이틀 전인 15일부터 병원에 들어와 컨디션 조절에 나선다.
병원 측은 A양이 시험을 치르기 전 고농도 포도당 수액을 투입하는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교육청도 이날 A양 입원 병실에 감독관 2명과 경찰관 2명, 장학사 1명을 배치해 따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A양의 어머니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건강한 아이도 보내기 힘든 학교생활 12년을 보냈고, 포기하지 않고 하려는 마음이 대견하고 기특했다”면서 “아직 꿈 많은 아이라 어떤 꿈을 꾸는지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고, 이를 위해 도움을 주려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고신대병원 관계자도 “A양이 무사히 병원에서 수능을 치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A양의 수능 도전을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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