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변인 “중국은 작년부터 많은 한국 영화와 TV 시리즈 방송” 우회적 반박
강변호텔, 회담 전 개봉… 2021년 영화관서 ‘오! 문희’ 상영, 드라마 올초 잇단 개봉
중국이 최근 한국과의 문화 교류 확대 분위기는 환영했지만 한국 정부가 밝힌 한·중 정상회담 성과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최근 6년 만에 한국 영화가 서비스된 것에 대해 “중국이 소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시행한 적이 없으며, 중국은 작년부터 많은 한국 영화와 TV 시리즈를 수입해 방송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지난 22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중국 OTT에서 6년간 중국에서 수입이 금지된 한국 영화 서비스가 개시됐다”며 “지난 15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 문화계의 자발적 행동이라며 한한령을 부정해왔다. 더구나 이번에 OTT에서 한국 영화가 서비스되기 전부터 한국 영화와 TV 시리즈가 중국에서 방송됐다는 중국 자오 대변인의 발언은 한국 측의 한·중 정상회담 성과론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한국과 인문교류 및 협력에 개방적이고, 협력을 촉진하려면 양측이 중간에서 만나야 한다”며 “우리는 한국 측이 중국 측과 함께 양국의 인문교류를 활성화하고 상호 이해와 우호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한국에서 최근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가 방영되지 못하는 등 반중 정서가 심해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을 요구한 셈이다.
그러면서 양국간 문화 교류를 활성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다음 단계를 위한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한·중 관계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노력해 양국 정상이 도달한 중요한 공감대를 이행하고 중·한 관계의 심화와 발전을 추동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OTT 플랫폼 ‘텅쉰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에는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11월 4일쯤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외국 영화나 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중국의 미디어 콘텐츠를 관리·감독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의 심사는 정상회담 3개월여 전인 지난 7월말쯤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를 한·중 정상회담 성과라고 밝힌 것이다.
더구나 OTT 플랫폼에서 영화는 6년만에 처음으로 개봉된 것이지만 지난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를 시작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인현왕후의 남자’,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인기 드라마들은 이미 잇따라 공개됐다. 중국 본토 상영관에서도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2020년작 ‘오! 문희’가 지난해 12월 개봉되며 한한령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으로 중국 관객들을 만난 한국영화로 기록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브리핑과 관련해 “자오 대변인의 발언은 한·중 정상회담 성과론을 반박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언급한 뒤 “양 정상간 문화·인적교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6년만의 OTT 한국영화 서비스가 더 큰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의미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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