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의 신한울 1호기가 어제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착공 12년 만이다. 당초 2017년 준공 후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경주 지진에 따른 부지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 온갖 이유로 지연됐다. 문재인정부 시절 탈원전정책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다. 지금은 탈원전정책 폐기의 상징이다. 국내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는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한국형 원전인 ARP1400 노형을 적용한 데다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전계측제어시스템 등 핵심 기자재까지 최초로 국산화했다. 향후 체코와 폴란드 등에 수출될 대표 모델이다.
신한울 1호기의 연간 예상 발전량은 1만424GWh(기가와트시)에 달한다. 겨울철 전력 예비율을 13.3%로 1.6%포인트 끌어올려 전력 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연간 140만t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체해 에너지 무역적자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다. 정부는 내년 초엔 신한울 2호기 준공, 2024년 신한울 3·4호기 착공 등을 추진한다. 국내 원전 발전 비중은 현재 27%에서 2030년 32.4%로 높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를 통해 “합리적인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정책을 정상화했다”며 “2022년은 원전산업이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원전산업을 우리 수출을 이끌어가는 버팀목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위상을 다시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내년에는 원전업계 일감과 금융·연구개발(R&D)에 2조원 이상 지원된다. 독자적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4000억원을 투자해 미래 원전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있다.
말에 그쳐선 안 될 일이다.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기후위기에 맞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적자 늪에 빠진 한국전력의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원전 외에 대안이 없다. 그런데도 문재인정부는 탈원전을 고집해 원전산업에 치명타를 안겼다. 일감 부족으로 폐업이 줄을 이었고 전문인력은 외국으로 떠났다. 다시는 원전산업이 이념에 휘둘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 원전 생태계를 완벽하게 복원하면서 한국형 원전 수출을 활성화해 원전 강국이 돼야 한다. 신한울 1호기 준공을 발판 삼아 윤석열정부의 에너지 국정과제인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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