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상당 폭 요금인상 불가피…한전·가스공사 재무구조 개선"
내년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은 올해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우리 에너지공기업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 속 정부도 상당 폭의 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추경호 "내년 전기요금 상당 폭 인상 불가피"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기재부와 내년 1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위한 '전기요금 연료비조정단가 산정내역'을 최종 조율 중이다. 애초 지난 21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관계부처 협의 지연으로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한전은 "산업부로부터 내년 1분기 전기요금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이라며 "추후 그 결과를 회신 받은 후 확정하도록 의견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결정짓는 연료비조정단가 산정내역 발표는 다음 주 중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상당 폭의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도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의 천문학적인 적자상황 해소가 필요하다고 보고 한전 측이 요구하고 있는 요금인상 폭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내년도 전기요금과 관련해 "구체적 폭과 시기는 다음 주 중 관계기관 협의를 마치고 요금인상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략적인 인상 폭과 관련해서도 "상당 폭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 부총리는 SBS 8뉴스와 TV조선 뉴스9에 출연,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동안 에너지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고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전기요금은 올해 인상분보다 2.7배, 가스요금은 최대 1.9배까지
정부가 한전·가스공사의 재정난 해소를 위한 요금 인상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상황 속 '인상 폭'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부가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한전의 경영 정상화 방안 문건에 따르면 한전과 산업부가 책정한 내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은 kWh당 51.6원이다.
올해 전기요금 총 인상액(kWh당 19.3원)의 약 2.7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전기요금은 4·7·10월에 걸쳐 kWh당 전력량요금 2.5원, 기준연료비 9.8원, 기후환경요금 2.0원, 연료비조정요금 5.0원씩이 올라 모두 19.3원 인상했었다.
kWh당 51.6원 인상은 연간 단위로, 물론 한꺼번에 인상이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실제 소비자요금에 인상분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단순 계산하기는 어렵다.
다만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전기사용량은 307kWh인데, kWh당 51.6원이 올랐다고 단순 적용·계산하면 매달 약 1만5000원을 더 내야한다.
가스요금도 올해 인상액보다 최소 1.5배~1.9배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내년 가스요금을 MJ당 최소 8.4원(4분기에 걸쳐 2.1원씩 인상) 올리거나, 최대 10.4원(4분기에 걸쳐 2.6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 산중위에 제출했다.
올해 가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4·5·7·10월 네 차례에 걸쳐 모두 5.47원이 올랐는데, 이보다 최소 1.5배에서 최대 1.9배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내년 요금을 MJ당 8.4원 올리면 오는 2027년부터, 또 10.4원 올리는 오는 2026년부터 누적 미수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 할 경우 가구당 월평균 2000MJ을 쓴다고 가정하면, 월 가스요금 부담액은 2만원 넘게 오르게 된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안이 모두 받아들여질 경우 가구당 월 3만5000원 정도의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물가당국인 기재부에서도 에너지 요금 현실화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요금인상 가능성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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