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날 교통사고, 평소의 1.3배…저녁 6시 최다
금감원 “친지와 교대운전 하려면 보험특약 확인해야”
명절 튀김 요리할 때 10분이라도 자리 비우기는 금물
설 명절 택배·교통 과태료 사칭한 피싱 문자 주의필요
설 연휴가 시작됐다. 우리 민족 가장 큰 명절이자, 긴 연휴만큼 들뜨는 기분을 감추기 어렵지만 이 기간 평소보다 사건·사고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교통·생활·안전 등 연휴 기간 알아두면 좋을 ‘명절 주의사항’은 뭐가 있을까.
◆귀성·귀경길 교통사고 주의
가족 단위 이동이 많은 설 연휴에는 교통사고 피해도 커진다. 이 기간 교통사고 건당 인명 피해가 평소의 1.2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통사고 100건당 인명 피해는 149명이지만 설 연휴에는 180명에 달했다.
도로교통공단 분석 결과 설 명절 전후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시기는 연휴 시작 전날로 평소 589건(최근 5년 일평균)보다 1.3배 정도 많은 748건이 발생했다. 시간대는 오후 6시쯤이 가장 많았다. 설 연휴에 일어난 교통사고의 55.3%는 도로교통법상 안전의무 불이행이 가장 많았고, 그 외 신호위반(13.1%), 안전거리 미확보(9.3%) 등의 법규위반 순이었다. 특히 명절에는 음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와 인명 피해 비율도 평소보다 높았다.
이번 설 연휴(21∼24일)가 있는 1월은 도로에 눈이나 서리 등이 얼어붙으며 발생하는 도로 결빙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시기다. 주행 중 차량 간 거리를 잘 지키고 안전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다리 위나 터널의 입·출구 비탈면, 그늘진 곳을 지날 때는 속도를 줄여 안전 운행하도록 한다. 출발 2∼3일 전에는 엔진이나 제동장치 등 차량 점검을 하고, 타이어 마모상태와 공기압도 꼼꼼히 확인한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만큼 졸음운전 위험도 커진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고속도로 교통량은 일평균 519만 대로 작년 대비 23.9%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귀성·귀경길 장거리 운전과 집중력 저하로 인한 졸음운전, 이로 인한 2차 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5년 설·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13명 중 졸음·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망자는 6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후속 차량 운전자의 졸음·주시 태만으로 전방에 정차된 차량 추돌사고의 위험 또한 평상시보다 1.5배가량 높았다.
도로공사측은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 차량 내부 온도를 22~23도로 맞추고 30분에 한 번씩은 창문을 내려 환기를 시키라고 권고했다. 또 사고 또는 고장으로 차량이 정차했다면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개방해 후속 차량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신속히 가드레일 밖 등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로 연락하면 가까운 요금소, 휴게소, 졸음쉼터까지 무료 견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설 연휴 장거리 운전 도중 친지 등 다른 사람과 교대운전을 할 일이 있다면 출발 하루 전 미리 보험특약 가입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이처럼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알아두면 유용한 ‘금융소비자가 놓치기 쉬운 보험꿀팁’ 첫 번째로 교대운전에 대비한 단기 운전자 확대 특약을 소개했다. 자동차보험의 운전자 범위를 본인이나 부부 등으로 한정했더라도 단기 운전자 확대 특약에 가입하면 친척이나 제삼자가 내 차량을 일시적으로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교대운전 출발 하루 전까지 보험회사 콜센터에 전화하거나 모바일 앱에서 단기(임시) 운전자 확대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다른 자동차 운전 담보 특약’에 가입한 경우라면 자신이 다른 사람의 차량을 운전하다가 일으킨 사고도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이 특약은 자동차보험 가입 시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특약에 가입하면 대부분 보험사에서 자동으로 가입된다. 현재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83%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특약에 가입돼 있으므로 본인 보험가입 내역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명절 음식 만드느라 화기 사용 늘어 화재 위험
설 명절에는 음식을 만드느라 화기 사용이 늘어 주택 화재 위험도 커진다. 행안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설 연휴에 발생한 주택 화재는 총 575건이며, 이로 인해 20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쳤다. 가장 많은 주택 화재가 일어난 날은 설 전날로 205건(35.7%)의 화재가 발생했고, 설날이 194건(33.7%)으로 그다음이었다. 원인별로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56.0%로 가장 많았고, 전기접촉 불량 등 전기적 요인(20.3%), 과열 등 기계적 요인(7.1%)이 뒤를 이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최근 음식물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한 화재 재현 실험에 따르면 식용유 온도는 불과 5분 후에 200도를 넘어가면서 식용유 위로 다량의 유증기가 발생했다. 10여 분이 지나자 식용유 온도는 400도까지 도달한 데 이어 식용유 자체에서 불이 났다. 그 식용유 위에 물을 부었더니 불길이 치솟으며 연소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다.
식용유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면 ‘K급’ 소화기로 끄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밖에 용기 뚜껑을 덮는 ‘질식소화’나 튀김 재료를 다량으로 넣어 소화하는 것도 비상 대처법 중 하나다. 그러나 식용유 화재에 물을 뿌리면 불꽃이 순식간에 커져서 확대된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다. 최근 3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7257건으로 음식물 조리 중에 발생한 화재는 전체의 16.0%인 1167건이었다. 특히 명절 연휴에 발생한 화재 170건 중 음식물 조리 화재가 40건으로 23.5%에 달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명절 음식을 만들 때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설 택배·가족 사칭한 문자…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등을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전체 스미싱 문자 탐지현황을 보면,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택배 배송 사칭과 교통 법규위반 과태료 고지 등 공공기관 사칭 유형이 주로 발생했다. 비중으로는 택배 사칭이 51.8%, 공공기관 사칭이 47.8%였는데 택배 사칭이 대부분이었던 2021년(택배 86.9%·공공기관 8.2%)과는 달리 교통 법규위반 고지서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스미싱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주소가 포함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이용자가 악성 앱을 설치하거나 전화를 하도록 유도, 금융정보와 개인정보 등을 탈취하는 범죄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장거리 이동이 많은 설 명절을 노린 교통 법규위반을 사칭한 스미싱 피해에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택배 배송 관련 문자를 보낸 후 카카오톡 등 메신저 대화를 유도해 택배 기사를 사칭하는 등 사기 유형도 지속해서 발견된다. 메신저 앱을 통해 가족 또는 지인이라고 말하고 휴대전화 고장, 신용카드 분실, 사고 등 긴급한 상황이라며 금전·상품권이나 개인정보·금융거래정보 등을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URL)를 클릭해 악성 앱을 설치하거나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는 경우 휴대전화의 제어권이 넘어가 전자기기에 저장된 정보를 빼앗길 수 있다.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업데이트와 실시간 감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이 편안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관계부처들과 24시간 안전 대응체계를 마련해, 문자 사기 감시와 사이버범죄 단속을 중점적으로 실시한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설 연휴 기간 문자 사기 유포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시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신고 접수된 스미싱 정보를 분석해 악성 앱 유포지 차단 등 신속한 조치를 한다. 경찰청은 문자 사기 등 사이버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경찰청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인 ‘사이버캅’을 통해 예방 수칙·피해 경보 등을 제공하고, 설 연휴 기간 전후로 발생하는 메신저 피싱, 직거래 사기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사이버범죄 피해를 봤을 경우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을 이용해 신고하거나 국번 없이 ☎ 118 상담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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