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2년 만에 또 범행, 교화 가능성 의문”
지난 2019년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 확정
2년 만에 같은 방 수용자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해
교도소에서 동료 수용자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무기수가 항소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3부(이흥주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28)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씨는 강도살인죄를 저지른 지 2년 만에 살인 범행을 했다”며 “돈을 위해서라거나 원한 관계에 의해서가 아닌,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해자를 괴롭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짧은 기간 내에 두 명을 살해한 이씨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을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피해자가 당한 고통과 유족의 정식적 고통, 엄벌을 바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사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2019년 충남 계룡시에서 금을 거래하러 온 40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금 100돈과 승용차를 빼앗은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공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이후 2021년 12월 21일 공주교도소 수용거실 안에서 같은 방 수용자 A(42)씨의 가슴 부위 등을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트는 등 강제 추행을 하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 행위를 지속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까봐 병원 진료를 받지 못 하게 하고 가족이 면회를 오지도 못 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함께 기소된 같은 방 동료 B(29)씨와 C(21)씨에게는 1심 형의 배가 넘는 징역 12년과 14년을 선고했다. B씨와 C씨는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가거나 망을 보는 등 함께 살해한 혐의다.
재판부는 “B씨와 C씨는 편지 등을 통해 ‘무기수에게 몰아가자’는 취지로 말을 맞추려 했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모순되거나 일관되지 않은 진술들도 많았다”며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거의 매일 수십차례 망을 보는 장면이 확인된 점 등으로 볼 때 폭력 행위에 가담한 사정이 인정된다”며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숨진 피해자의 동생은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2심에서는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주셔서 유족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다”면서도 “나머지 공범들도 단순한 폭력이 아닌 보름 넘도록 무자비하게 폭행해 살해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형이 너무 가볍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사형을, B씨와 C씨에게는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