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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의 노래, ‘친일 잔재’ 털고 ‘아리랑’ 선율로 재탄생

입력 : 2023-01-31 01:00:00 수정 : 2023-01-30 14: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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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지역의 새로운 미래와 꿈을 향한 의지를 담은 도민의 노래를 국악 풍으로 새롭게 만들어 30일 공식 발표했다.

 

전북도는 이날 대공연장에서 열린 ‘소통의 날’ 행사에 새로 제정한 도민의 노래 ‘전북 아리랑’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사용에 돌입했다.

 

전북도청사 전경

‘전북 아리랑’은 우리나라 민요 아리랑의 전통적인 선율을 바탕으로 지역 특색과 도민의 정서, 미래상을 고루 반영한 함축된 노랫말을 담아 누구나 쉽고 친숙하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재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작사·작곡은 전북지역 출신으로 현재 완주군 소양에서 거주하며 ‘풍류학교’를 운영 중인 피아니스트이자 전통음악 작곡가 임동창(67)씨가 기증했다. 또 국악 작곡가 김백찬(42)씨가 편곡하고, 익산 모현초등학교 교장으로 활동 중인 임미성(51)씨가 개사한 것을 국악인 방수미(48)씨가 노래해 완성했다. 임씨는 교육부 2022 개정교육과정 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방씨는 2018년 KBS 국악대상 판소리상을 받을 정도로 전문성을 높이 사고 있다. 곡 연주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맡았다.

 

이번 전북도민의 노래 개정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이라고 전북도는 밝혔다.

 

기존 전북도민의 노래는 1962년 10월 만든 이후 전북을 상징하고, 도민의 결집과 애향심을 고취하는 매개체가 됐으나, 작사를 한 김해강 시인과 곡을 쓴 김동진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친일 잔재로 지적됐다. 이에 전북도는 2021년부터 이의 사용을 중지하고, 전북문화관광재단과 함께 새로운 도민의 노래 제작을 추진해왔다.

 

김해강은 전주 출신 시인으로 일제 강점기인 1942년 일명 '가미카제'로 불렸던 일제 자살특공대를 칭송한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 등 일제 찬양시들을 남겨 광복회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고, 전주덕진공원에는 그의 단죄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앞서 전주시는 김해강이 쓴 ‘전주시민의 노래’를 2021년 공식 폐지하고 개정에 돌입했다.

 

김동진은 평남 출생 작곡가로 ‘가고파’, ‘목련화’ 등 가곡을 만든 유명 작곡가이지만, 일제의 만주 지배를 찬미하고 일본의 대동아 건설을 미화하는 음악 활동을 해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전북 아리랑

전북도는 새로운 도민의 노래가 향후 다양한 지역 행사와 기념식 등에 음원으로 활용하고, 기관·단체 활동과 도민 생활 속에서 널리 사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새로운 도민의 노래 음원은 전북도 누리집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로 제정한 도민의 노래는 진부하고 딱딱한 분위기였던 기존 노래 틀을 벗어나 남녀노소가 즐겁고 쉽게 부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향후 각종 행사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국악 본고장’의 자긍심과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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