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공무원들이 인사 불만에 이어 김진태 강원도지사 주요 공약사업에 대해서도 항의성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리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김 지사가 오는 7월 예고한 ‘강릉 제2청사 개청’에 반발, 내부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도는 제2청사 개청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 직원의견을 적극 수렴한 뒤 오는 7월1일 정식 개청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31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도청 내부 게시판에 ‘김진태 지사님께 드리는 정중한 글입니다’라는 게시글이 작성됐다.
자신을 소수 기술직이라 해당 공무원은 “제2청사로 옮겨갈 조직과 관련 특정 국, 특정 직렬이 이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해당 기술직 직원들은 퇴직까지 강릉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그 가족들에게는 생계터전이 바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하나의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적어도 생계 터전이 바뀌게 되는 직원들의 의견수렴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영서, 영동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제2청사 건립 취지를 따라야 하는 공무원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강원도라는 터전에 살고 있는 주민이자 도민이기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관철시킬 기회는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청사에 최소 200여명 규모의 인력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 만큼 직원과의 사전 협의와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전날 오후 2시 기준 2853회의 조회수를 기록, 관련 댓글이 50여개가 달리는 등 직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강원도청 직원들 ”만만한 직원가지고 장난“
게시글이 작성되자 직원들은 댓글을 통해 ”제2청사 발령은 반드시 직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치고 결정하라“, ”결국 힘없는 부서를 보내고 힘없는 하위직, 소수직이 생활고를 겪을까 걱정이다“, ”직원들이 순환배치 될 수 있도록 직렬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하라“는 등 우려를 나타냈다. 도정을 향해서도 ”장시간 논의를 거쳐야 한다“, ”만만한 직원가지고 장난치냐“, ”제2청사를 유배지가 아닌 순환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 성토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9일, 강릉에서 열린 ‘강원도의회 의원총회’에 참석해 ”강릉에 제2청사를 만들어 오는 7월1일부터 근무하겠다“고 밝혔다. 강릉 제2청사 설치는 김 지사의 영동권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제2청사 개청이 5개월여 남은 가운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도는 제2청사에 기존 ‘환동해본부’ 역할을 확대한 해양수산국(가칭) 등을 신설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2청사는 해양·수산·해양관광·수소산업 등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지역본부(제2청사) 출범에 따른 조직개편을 실시, 행전안전부와의 의견 조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오는 7월 제2청사 개청에 맞춰 4월 전까지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5월 중 관련 개정안을 발의해 도의회 심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김 지사는 최근 열린 지휘부 회의에서 ‘제2청사 개청에 따른 직원 우려 최소화’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청사 개청에 따라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도청공무원노조) 직원의견 수렴에 나서는 한편, 도에 개청에 따른 대책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도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제2청사 개청과 관련한 방향성과 이전 직원에 대한 대책 등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조 자체적으로 직원 의견수렴과 함께 제2청사 추진에 따른 대응책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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