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지지율 답보상태… 너무 서둘러”
‘민생 강조해도 사법리스크에 묻혀’ 자조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는 도심 집회를 열었다. ‘동원령’을 하달받은 전국 민주당원들이 몰리면서 주말 서울 숭례문 일대는 교통혼잡을 빚었다.
민주당은 ‘민생 파탄’을 집회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여권에서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 ‘방탄 집회’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원외 인사’ 시절 의혹 방어에 제1야당이 당력을 집중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당내 고심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도심 집회가 필요했다는 쪽은 “검찰이 야당 대표를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째로 불러 조사하겠다고 나선 건 과도하다”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집회를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단 한번 계획을 가지고 한 것”이라며 “아마 이번에 한 번 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반면 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이 대표 수사 결과가 나온 뒤인) 3월에 집회를 해도 늦지 않다”고 했고, 다른 의원은 당 지지율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169석 거대 야당이 국회가 아닌 거리에서 투쟁하는 것이 국민 눈에 좋게 보이겠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민생을 강조해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묻히는 것에 답답해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전날 집회에서 난방비 등 각종 물가 상승 책임으로 공격하면서 이 대표 수사는 ‘정치 보복’으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유신독재 정권이 물러난 자리에 검사독재 정권이 다시 똬리를 틀고 있다”며 “검찰이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군인의 총칼 대신 검사들의 영장이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선숙 최고위원은 “민생이 파탄 났는데 아무런 대책도 없다. 뻔뻔하다. 뻔데기(번데기) 정권”이라고 했고, 서영교 최고위원은 “못살겠다, 윤석열 정권 바꿔보자”고 외쳤다.
이에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오직 ‘재명 수호’, ‘방탄 호소’를 위해 국회를 내팽개친 채 거리를 선택한 것임을 국민께서 모를 리 없다”고 반박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조롱하고 법치주의를 짓밟으며, 총동원령으로 집결한 힘을 과시해 여론에 기대어 조금이라도 더 방탄막을 두껍게 둘러보려는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민주당은 이 대표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 방탄을 위한 장외투쟁을 멈추고 부디 국회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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