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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기현 울산땅, AI 감정가 11억·인근시세 최대 34억 안팎”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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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23 13:07:27 수정 : 2023-02-23 1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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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배 상승, 640억 차익’ 주장 - 대체로 사실과 다름
김 후보 울산 임야 11만5427㎡, 추정가 11억∼34억원
1998년 2억860만원에 매수, 평가차익 5.4∼16.6배 추정
金, “1800배 차익 터무니없는 주장, 산속이라 주변보다 낮아”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기현 의원의 ‘울산 KTX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선거 중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의 부동산 매수 이후 평가차익만 1800배, 해당 토지 가치가 64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에 김 후보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1800배 차익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임야의 경우 거래가 적고 개별성이 강해 정확한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다. 이에 토지 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분석 모델, 인근 실거래 내용, 최근 매물로 나온 토지 호가 등을 종합 비교한 결과 현재 추정가는 11억∼34억원으로 조사됐다. 김 후보는 1998년 이 토지를 2억860만원에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산하면 25년 사이 5.4∼16.6배 가량 평가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일각에서 제기한 ‘1800배 상승, 640억원 차익’ 주장은 대체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X 울산역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토지 가치추정AI, 추정가 11억4587만원

 

김 후보의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산 11만5427㎡(9필지)를 부동산 가치추정 프롭테크(부동산+기술)기업 ‘공간의가치’와 ‘랜드북’을 통해 추산한 결과 목장용지 3필지(5만3454㎡)와 임야 6필지(6만1973㎡)의 추정가격은 11억458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격은 인근 거래사례와 공시지가, 필지의 면적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김 후보의 토지 1㎡당 가격은 8410∼1만1000원으로 추산됐다. 부동산 가치평가AI 업체들의 중위오차율은 지역에 따라 편차를 보이는데 통상 10∼20% 수준이다. 이 추정가는 시세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토지 거래의 특성상 주요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계산에서 김 후보의 토지 중 산 295-6번지(1만612㎡) 임야는 1998년 2월 김 후보의 매입 이후 거래가 없었는데 공간의가치 지표에는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나와 이를 전체 합산에서 배제하고 대신 또 다른 부동산 가치평가 기업인 ‘랜드북’에서 추산한 해당 임야 추정가(8917만원·1㎡당 8402원)를 반영했다. 업체 관계자는 “부동산실거래가 자료를 참고하는데 여기에는 해당 토지의 전체 주소가 나오지 않아 면적을 기준으로 매칭을 하다보니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확인중”이라고 했다.

 

공간의가치를 통해서 분석한 김기현 후보 토지 가격 추정치. 화면 캡처

◆350m 근방 호가 기준, 24억9414만원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구수리 산 임야 중 김 후보 토지와 직선거리로 약 35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임야(4165㎡)는 호가 9000만원에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등록돼 있다. 이곳은 김 후보자 땅과 함께 연결도로(계획도로 예정지)에 걸쳐 있는 자연녹지로, 1㎡당 2만1608원이 호가다.

 

임야는 전체 면적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지만, 단순히 이 호가를 그대로 김 후보자 토지에 일괄 적용할 경우 김 후보자 토지의 합산 가격은 24억9414만원이 된다. 해당 매물을 보유한 현지 공인중개사는 통화에서 “필지마다 다르지만 대략 구수리 산 임야 호가는 평당(3.3㎡) 5만∼7만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실거래가 단순비교 시, 34억6281만원

 

최근 인근 지역 실제 거래사례를 보면 호가보다 높게 거래된 사례도 있다. 김 후보자 토지와 30m가량 떨어진 구수리 700-2번지(1028㎡·보전관리지역·맹지) 임야는 2020년 9월, 3000만원(1㎡당 약 3만원·평당 9만6000원)에 거래됐다. 이 가격을 김 후보자 토지 전체에 일괄 적용할 경우 34억6281만원이 된다. 구수리 인근 임야 최근 5년 거래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3.3㎡당 10만원 이내에서 거래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이번 의혹을 해명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현재 호가와 실거래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실거래가를 알 방법이 없어 주변 탐문해봤는데, 아파트 바로 옆 땅이 평당 20만원이고, 이거(본인 소유 토지)는 한참 산속이니까 그보다 낮겠죠. 공신력 있게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실거래됐던 KCC 옆이 (평당) 20만원이라 아무리 높아도 절반 이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金, ‘1800배, 640억원’ 주장 반박

 

김 후보가 가짜뉴스로 지목한 ‘1800배, 640억원 주장’은 2021년 10월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의 기자회견에서 시작됐다. 

 

당시 양이 의원은 “김 후보가 3800만원가량에 3만4920평의 맹지 임야를 사들였다”며 “임야에 도로가 개설될 시 현재 주변 시세로 땅값만 약 6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인근 도로에 접한 땅의 최근 매매가는 평당 약 183만원으로, 김 대표 구매 당시 평당 약 1097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800배 차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1998년 해당 토지를 2억860만원(평당 약 5974원)에 매수했는데 현재 주변 시세를 아무리 높게 봐도 1800배 상승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주장의 근거로 활용된 토지는 구수리 859번지(46060m²·8m도로접함·평지·자연녹지·대지)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땅 시세를 계산할 때 평가했던 땅(구수리 859번지)은 파란색 표시된 KCC 언양공장 아파트 부지로 나대지 땅이다. 이 땅의 거래가격이 평당 183만원에 거래되었다는 것이고 과거와 비교해 1800배 올랐다는 허무맹랑한 사실을 주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땅 공시지가만 봐도 100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이 땅(25만4600원/m²)과 제 땅(1080∼2270원/m²)을 비교해 계산한 걸 그대로 인용한 것이 가짜뉴스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실제 김 후보의 임야와 목장용지는 해당 아파트 부지와 비교해 도로에 접하지 않은 맹지, 지세는 급경사, 용도지역은 보전관리와 농림지역 등으로 현 상황에서는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된다.


조병욱·김병관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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