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무책임한 계획 밀어붙여
오늘 어떤 질문하는 것도 무의미해
여러분은 고작 4분 침묵 참았겠지만
남은 임기 4년간 국민은 기후침묵 견뎌야”
“네, 이소영 의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11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시작하며 이렇게 입을 뗀 뒤 4분여간 침묵했다.
서삼석 기후특위 위원장이 “질의 안하세요?” 하고 물었지만, 이 의원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업무보고를 위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민간위원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등 정부 관계자를 응시했다.
이 의원은 주어진 질의 시간 중 3분을 남겨두고 “지난 3월 정부안(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발표된 이후 많은 전문가와 시민, 국회가 다양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정부는 어떤 문제제기도 반영하지 않은 채 오늘 오전에 이 계획을 확정하고 국회에 사후보고하고 있다”며 입을 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직속 탄녹위가 전날 전체회의에서 정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정부 기본계획으로 최종 확정했다. 윤석열정부는 이 계획에서 문재인정부 시절 정했던 산업 부문 감축목표 14.5%를 11.4%로 조정해 기후단체·전문가의 반발을 샀다.
이 의원은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무책임한 탄소중립 계획을 고집스레 밀어붙이고 이 자리에서 한가한 답변을 하고 있는 정부 인사들에게 오늘 어떤 질문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며 “현란한 미사여구로 덧칠된 업무보고를 하면서 2020년대 후반부에나 녹색기술 활용 가능하다는 기만적인 답변을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오늘 이 회의에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이 분야에서 일한 환경 분야 인사들께서 정부 입장만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분야 종사자로서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건강한 지구를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인사말이 영혼없는 거짓말로 들린다”고 했다.
이 의원은 “책임지지 않을 이런 말들을 부끄러움 없이 하는 관료들 앞에서 거짓보다 침묵이 낫다는 깨달음을 얻는다”며 “여기 앉아 계신 여러분은 고작 4분 정도의 침묵과 불편함을 참았겠지만 앞으로 남은 윤석열정부 임기 4년 동안 기후위기 대응을 바라는 국민들은 파국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응답없는 기후침묵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파국으로 가고 있는 상황 아니냐. 이대로 가면 2040년 되기 전에 1.5도 이상 상승하고 2030년 이전에 그 시점이 올 수 있다는 거 아니냐. 기후 붕괴되면 생존이 불가능한 거 아니냐. 미래가 사라지는 거 아니냐. 경제 위기 오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금 정부는 현실화되고 검증된 감축 수단은 외면하면서 2028년 가동될 해상풍력과 지금 개발 중인 신기술만 말하고 있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다하고 말하는 거냐. 부끄러움 느끼고 성찰하길 촉구드린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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