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미 상·하원 합동회의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미 나흘째인 이날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Aliiance of Freedom, Alliance in Action)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40여분 동안 영어로 진행했다. 한국 대통령이 미 의회 연단에 오른 것은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쟁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1950년 한반도는 자유주의와 공산 전체주의가 충돌하는 최전선이었다”며 “대한민국은 우리와 함께 자유를 지켜낸 미국의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함께 번영해나가고 있다”며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자유세계와 연대하여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고 이들의 재건을 돕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원칙과 함께 대화의 문도 열어두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미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인권 문제도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대한민국과 공산 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은 지금 분명히 비교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 주민의 비참한 인권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 전달하는 의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북한 인권 유린의 참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에 관해서는 “지난 70년간 동맹의 역사에서 한미 양국은 군사안보 협력뿐 아니라 경제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며 “70여 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맺어진 한미 동맹은 이제 세계와 자유의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두고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며 “양국은 외교 안보를 넘어 인공지능, 퀀텀, 바이오, 오픈랜 등 첨단 분야 혁신을 함께 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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