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잠시 피신해 있겠다고 하더라"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을 손님으로 태웠던 택시 기사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JTBC가 보도에 따르면 범행 당일인 지난달 26일 정유정을 태웠던 택시 기사 A씨는 두려움 때문에 일을 중단하고 주변 연락을 피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정유정은 사건 당일 오후 과외 앱으로 만난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택시를 잡았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경남 양산의 한 공원에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A씨는 어린 여성이 혼자 여행 가는 것으로 생각했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줬다. 이때 “가방에서 물 같은 게 새 나와 손이 젖었다”고 동료 기사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윽고 A씨가 차에 타 손을 확인하니, 빨간 피가 묻은 것을 확인하고 바로 신고했다는 것이다. 사건이 알려진 뒤 이 매체가 A씨를 수소문하기 위해 찾아갔으나 동료 택시 기사는 “(A씨가) 지금 일 안 하겠다고, 잠시 피신해 있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이 정상인의 범주를 넘어선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은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결과를 분석하고 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사이코패스 검사는 20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40점 만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일반인은 높아도 15~16점 정도가 기록되며 우리나라는 25점 이상일 경우 대상자를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또 검사 점수 외에도 대상자의 성장과정, 과거 행적,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의 자료를 토대로 종합적인 판단이 이뤄진다. 경찰은 현재까지 밝혀진 과거 행적이나 검사 결과 등으로 미뤄봤을 때 정유정이 정상인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추가 분석을 마치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뒤 이르면 7일쯤 검찰에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사이코패스 검사는 보강 수사 차원에서 이뤄지게 됐다. 정유정이 “TV에서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보며 실제로 살인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범행사실을 털어놓거나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하는 등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범행 동기를 정확히 입증한 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 26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 A씨(20대)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후 사체를 훼손한 뒤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을 버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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