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5명은 생명 지장 없어
지난 10년간 벼락에 26명 사상
“천둥 동반 비 예보 땐 외출 삼가”
지난 10일 강원 양양군 해변에서 낙뢰사고를 당한 20∼40대 남성 6명 가운데 1명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11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33분쯤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설악해변에서 낙뢰를 맞아 심정지 상태를 보이다 회복해 치료받던 조모(36)씨가 이날 오전 4시15분쯤 숨을 거뒀다.
전날 설악해변에서는 20∼40대 6명이 낙뢰를 맞았다. 앞서 조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고서 10여분 만에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으나 의식 없이 치료를 받았다. 그는 먼저 속초의료원에 보내졌고, 이후 상태가 안 좋아져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소방당국은 벼락을 맞고 여러 명이 쓰려졌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물에 휩쓸려가는 사람들을 구조했다. 경찰은 5명이 서핑을 끝내고 해변에 앉아 있었고, 나머지 1명은 우산을 쓰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함께 사고를 당한 5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국내에서 벼락(대지방전)은 연평균 10만8719회 관측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3만6750회가 관측됐는데 90%가 여름(5~8월)에 관측됐고 가을(5.7%), 봄(4.1%), 겨울(0.2%) 순이었다. 여름철에 집중되는 벼락은 산지 또는 주변에 높은 구조물이 없는 평지에서 주로 인명 사고로 이어지는데, 이번 양양 사망사고처럼 ‘습한 평지’인 해변이나 해수면도 위험 지역이다.
지난 10년간 벼락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17건이며 7명이 목숨을 잃고 19명이 부상했다. 사상자 절반은 산지에서 피해를 봤고 31%는 골프장 등 평지, 12%와 8%는 실내와 공사장에서 변을 당했다. 벼락에 의한 재산피해는 10년간 65억5000만원(1098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나 ‘대기 불안정에 의한 비’가 예보되면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야외에서 천둥이 들리거나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가장 안전한 곳은 실내이며, 야외 활동 중 비상상황을 맞았을 때는 나무 밑보다는 몸을 최대한 낮춘 상태에서 엎드려 있거나 움푹 팬 곳을 찾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30-30 규칙’을 강조한다. 번개가 치고 30초 내 천둥이 울리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마지막 천둥이 울리고 30분이 지난 뒤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12일도 낮부터 저녁 사이 경기동부와 강원, 충북, 경상내륙 등에 대기 불안정에 의한 천둥·번개 동반 소나기가 올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