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4성급 호텔을 짓겠다며 수백억원을 대출받은 뒤 잠적한 시행사 실사주 사건과 관련, 합천군이 실사주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실사주가 코스닥 주식시장에서 며칠 만에 수십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세력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에 따른 후속조처다.
14일 합천군에 따르면 군은 전날 브리핑을 열고 시행사인 모브(MOV)호텔앤리조트 실사주 A씨 등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에 이어 자본시장법(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위반, 전자금융거래법(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관리) 위반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발했다.
A씨는 군과 영상테마파크 내 호텔 조성사업 협약을 맺은 시행사 실사주로, 250억원가량을 대출받은 뒤 갑자기 잠적한 인물이다.
이런 A씨가 잠적 전 코스닥 상장업체 B사 공시에 뜬금없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B사는 지난 1월 2000원대이던 주가가 석 달 만에 4배 이상 급등해 2019년 상장 이후 4년 만에 역사적 신고가(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C사가 ‘B사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B사 지분 34.19%(632만주)를 31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는데, 당시 C사 대표가 A씨 친동생으로 알려졌으며 C사 최대주주도 A씨와 연관된 업체였다.
C사는 지분 인수 다음날부터 B사 지분을 팔기 시작해 인수 10일 만에 B사 지분 대부분을 팔아치워 90억~100억원가량의 차익을 올렸다.
이 시기 A씨는 잠적했고, C사 대표도 B사 최대주주 변경 직전 그만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차익이 누구 손에 들어갔는지는 의문이다.
군은 250억원 사업비가 A씨를 통해 주식시장에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군은 자체 조사 결과 시행사 부사장 명의 사업체 2곳, 시행사 연대보증인 명의 사업체 등에 공정률과 무관하게 사업비가 부당하고 비상식적으로 지출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은 추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남은 262억원을 대주단에 상환했다.
군 관계자는 “시행사가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리고 자금을 부당하게 인출하고 잠적한 것과 대리금융기관이 공정률에 상관없이 비상식적으로 지출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잘못이 드러난 전·현직 공무원들은 책임을 질 것이며, 현 단계에서 군은 손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는 A씨 신병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로, 이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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