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주택 매몰돼 14개월 영아 사망… 영주·봉화 폭우 피해 늘듯

경북 북부지역에 밤사이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30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호우로 경북 영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집안에 매몰된 14개월 여아가 끝내 숨졌다.

경북 영주시 상망동 주택 매몰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이날 오전 4시 43분쯤 영주시 상망동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집안에 밀려든 토사에 매몰됐던 14개월 여아가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많은 양의 토사가 산아래 있는 3대가 살고 있던 주택을 덮치며 벽과 지붕이 붕괴됐다.

집안에는 성인 7명과 아이 3명이 거주 중이었다. 숨진 여아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아이로 오전 6시 40분쯤 심정지 상태로 소방 당국에 발견돼 이송된 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구조 작업에는 소방관 60명, 경찰과 영주시 관계자 각 20명 등 110명과 굴삭기 5대 등 40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또한 봉화에서도 50가구 54명 등 경북 북부지역 4개 시와 군에서 54가구 62명이 침수나 산사태에 대비해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주택은 봉화 18동, 문경 3동, 영주 1동이 침수된 것으로 신고됐다.

봉화 봉성면에서는 185가구가 정전됐다가 복구가 완료됐다. 영주 봉현면 하촌리 농로의 교량 교각이 침하했고 봉화에서는 도로와 하천제방 5곳이 유실됐다.

경북 영주 시내 한 도로가 호우로 빗물에 잠겨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봉화와 영주에서는 도로 사면 1곳씩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도로 10곳이 통제됐다.

소방 당국은 밤사이 가로수 전도, 주택 배수불량 등 90건에 대해 안전조치를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날이 밝으면서 본격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 앞으로 피해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오전 7시까지 봉화 명호에 241.5㎜, 영주 이산 225.0㎜, 안동 태자 165.0㎜의 비가 내렸다. 영주, 봉화에는 시간당 20∼66㎜의 많은 비가 내렸다. 봉화 명호면에서는 최대 시간당 66㎜의 폭우가 쏟아졌다.

영주=김덕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