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팜이 음료’ 먹고 배탈났다”던 손님..CCTV 보니 안 마셨다

미용실에서 받은 서비스 음료.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미용실 직원이 건넨 음료수를 마시고 배탈이 났다고 주장한 한 손님이 실제로는 음료를 마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곰팡이 음료수를 마시고 탈이 났지만 미용실 측은 사과하기는커녕 영업 방해로 신고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불렀다.

지난 6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올린 A씨는 “아들이 미용실에 갔는데 서비스 음료를 줬다”는 내용과 연두색 투명한 음료에 검은색 물질이 떠 있는 사진을 첨부했다.

그는 “(아들이) 이 음료를 입에 살짝 대고 맛을 봤는데 이상해서 옆에 있던 아들 여자친구가 두 모금 마셨다고 한다. 아들 여자친구는 밤에 토를 하고 많이 아팠다고 한다”며 이물질을 곰팡이로 추정했다.

그는 “미용실 측은 보험처리가 안 된다고 한다. 음료 회사랑 얘기하라고 했다”며 “경찰도 부르고 영업방해로 신고도 하겠다고 하더라. 진짜 웃기지도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이 일로 구청에 민원을 접수하고 변호사를 통해 민사 소송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의금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미용실 원장인지 사장인지 대처가 너무 어이없다”고 분노했다.

하지만 미용실 측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손님이 실제로는 음료를 마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음료의 유통기간도 2023년 8월 21일까지였다고 전해졌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미용실 원장 B씨는 “곰팡이가 핀 음료인지 모르고 줬다”면서도 두 사람이 결코 음료를 마시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B씨는 곰팡이 음료를 마셨다는 손님이 결제하고 나간 지 5분도 안 돼 그의 어머니인 A씨로부터 파마 시술에 대한 불만 전화가 걸려 왔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도 보여주고 어떻게 시술할 건지 말씀을 다 드렸다고 하니 (A씨가)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더라”며 “그 후 바로 '머리는 됐고 그럼 주스는 어떻게 할 거냐. 애들 병원에 있으니 보험처리 해달라'고 바로 전화가 왔다”고 했다.

이어 “이상함을 느껴 CCTV를 확인했다”며 “제가 편의점에 간 사이 냉장고에서 음료 사진을 찍더라. 증거물을 남기는 것 같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B씨는 CCTV 영상을 통해 손님들이 음료수를 먹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보험사로부터 손님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것은 고유 업무와 관련 없어 보험금 청구 대상이 아니고, 이는 음료 회사와 해결할 문제라고 전달받아 A씨에게 보험금 청구가 불가함을 알렸다고 한다.

이번 일로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B씨는 “전화 받을 때마다 심장이 떨리고 손이 떨려 미치겠다. 며칠째 잠도 못 자고 일도 집중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A씨는 “애들한테 문제가 생길 시 보험처리 해달라고 했다. 도저히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머리 다시 해달라고 전화했다가 곰팡이 음료 마신 애들 보험처리 해달라는 게 잘못이냐”고 반박했다.

아울러 “끝까지 머리 붙잡고 늘어졌어야 하는데 돈이나 뜯자고 생각하는 거냐. 세상 정말 무섭다. 제3자가 보기엔 잘못된 부분도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단언컨대 사기꾼 가족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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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