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SOC 예산만 챙겨” 비판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막이 내리면서 전북도와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예산 집행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잼버리 예산과 관련해 대표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전북도의 예산 사용 내역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실이 전북도에서 제출받아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도는 2016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공사 15건·용역 47건·물품 194건 등 총 256건의 계약을 잼버리 준비 명목으로 체결했다. 이 중 공사 준공이나 용역 완료 목표일을 잼버리 개막식 이후로 잡은 건수는 15건이었다. 단일 계약으로 액수가 두 번째로 큰 ‘2차 잼버리 기반시설 설치공사’의 경우 폐막 4개월 후인 12월을 준공일로 설정했다. 대집회장 조성 전기 공사나 기반 시설 전기 공사도 행사 도중 준공되는 것으로 계약이 맺어졌다.
이에 전북도와 계약에 참여한 업체들은 ‘준공’은 공사를 마무리한 후 서류 등 법정 절차까지 마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준공 일자가 개막식 이후이더라도 반드시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전북도 관계자는 “가령 행사가 끝나고 골재를 들어내고 잔디를 다시 깔아야 하는데 이를 대집회장 공사에 포함시키다 보니 준공 일자가 행사 이후가 될 수밖에 없었다”며 “준공 일자를 개막 이전으로 잡으면 행사 기간 시설 관리를 위한 계약을 별도로 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12월을 준공 목표일로 삼아 상수도관 등 잼버리 대회의 기반 시설을 설치한 한 업체 관계자는 “잼버리 기간에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사후 처리까지 제대로 하고 나서 준공을 완료하는 것이라 개막식 전에 준공을 할 수 없다”며 “준공 기간은 보통 2∼3개월 뒤로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는 3월 말에 이미 98% 정도 완료했다”며 “준공 서류를 만드는 데 2∼3개월 정도는 필요해 준공 일자를 (잼버리 대회 이후인) 12월30일로 해놓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계약 이행 완료 일자가 폐막식 이후로 설정된 또 다른 업체도 “행사 끝나고 정화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행 완료가) 행사 이후로 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전북도가 잼버리를 빌미로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타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북도가 새만금공항 사업 등을 포함해 총 11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잼버리와 관련해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여당은 새만금 잼버리가 1991년 강원 고성에서 열린 세계잼버리 행사와 비교해 200배 이상에 달하는 사업비를 들이고도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송언석 의원이 국회도서관에서 입수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고성 잼버리에는 총 사업비 188억원이 투입됐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기준 513억원 정도로 추산돼 11조원이 들어간 새만금 잼버리와 비교하면 불과 214분의 1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 측은 새만금공항 사업 등에 들어간 비용은 잼버리 관련 사업이 아니라 애당초 계획됐던 ‘새만금 마스터플랜’ 사업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전북도가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과 다른 비판은 억울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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