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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당으로 시작해 탕후루로 절정…중화권 음식 인기 비결은?

, 이슈팀

입력 : 2023-09-01 11:20:00 수정 : 2023-09-01 15: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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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맛 신경 쓰여도 계속 찾게 돼요.”

 

고양시 일산동구에 사는 임모(27)씨는 식사로 종종 마라샹궈(볶음요리)를 먹고 탕후루로 후식을 챙긴다. 맵고 단 맛에 건강이 신경 쓰이지만, 맛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 편이다. 임씨는 “스트레스받을 때면 마라의 얼얼하고 매콤한 맛이 가끔 생각난다”며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먹어본 탕후루도 바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에 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극적인 맛이라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지만, 매일 먹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만 등 중화권 음식이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흑당 버블티와 마라탕은 반짝인기를 넘어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음식 중 하나다. 이 외에도 과일에 설탕 시럽을 씌운 탕후루는 10·20대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은 인기가 식었지만 대왕 카스텔라, 대왕 연어초밥, 대만식 샌드위치도 한때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얼얼한 매운맛과 지나친 단맛에 열광하는 소비자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라(麻辣)’는 얼얼한 맛을 뜻하는 ‘마(麻)’와 매운맛을 뜻하는 ‘라(辣)’가 합쳐진 말로 얼얼하고 매운맛을 내는 소스다. 세계일보자료사진

◆대한민국 휩쓴 중화권 요리

 

흑당 버블티는 타피오카 펄(카사바 녹말로 만든 반투명 둥근 식품)과 함께 졸인 흑설탕 시럽을 우유에 넣어 먹는 음료다. 캐러멜이나 달고나처럼 진한 단맛이 특징으로 이미 국내에서 2010년대 버블티 유행이 불었고, 이에 힘입어 2018년에는 흑당 버블티 유행이 일었다. 이후 전문점뿐만 아니라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도 흑당 버블티 메뉴를 선보였다. 식품업계에서는 흑당 밀크티 아몬드, 흑당 밀크티 과자 등의 흑당 맛을 곁들인 제품을 출시했다.

 

중국어로 ‘마라(麻辣)’는 얼얼한 맛을 뜻하는 ‘마(麻)’와 매운맛을 뜻하는 ‘라(辣)’가 합쳐진 말로 얼얼하고 매운맛을 내는 소스다. 재료를 취향대로 골라 넣을 수 있으므로 젊은 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마라탕(국물요리)과 마라샹궈(볶음요리) 등의 마라 음식 전문점이 늘어났으며 한국 음식에 마라맛을 추가한 마라맛 떡볶이, 찜닭 등의 퓨전 요리도 생겨났다. 최근에는 ‘매운맛’ 대신 자극적인 맛이나 상황을 표현할 때 ‘마라맛’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만큼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오고 익숙해진 것이다.

 

중화권 요리하면 최근 인기 절정인 탕후루도 빼놓을 수 없다. 과일에 녹인 설탕을 발라 굳힌 탕후루는 북경지역을 대표하는 간식이다. 북송 시대 황제의 애첩이 병에 걸리자 한의사가 산사나무 열매와 설탕을 달여 먹게 한 것이 탕후루의 유래다. 현재는 딸기, 포도 등의 다양한 과일로 만들어 판매되고 있다. 31일 기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탕후루 관련 게시글은 약 13만개로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흑당 버블티는 타피오카 펄(카사바 녹말로 만든 반투명 둥근 식품)과 함께 졸인 흑설탕 시럽을 우유에 넣어 먹는 음료다. 게티이미지뱅크

◆중화권 음식의 인기 비결은?

 

중화권 음식을 찾는 대부분 소비자는 중독적인 맛과 SNS상에서의 유행을 이유로 꼽았다. 서울시 마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강모(26)씨는 여전히 흑당 버블티를 즐겨 마신다. 강씨는 “흑당 버블티의 단맛이 중독적이다”며 “쫀득한 타피오카 펄도 흑당 버블티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또 중화 음식의 한식화와 SNS에서의 화제성도 인기 요인이었다. 마라탕이 한식과 적절히 섞여 한국인 입맛에 안성맞춤이 된 것이다. 중국 당면, 푸주, 옥수수면 등의 재료를 취향대로 골라 넣을 수 있는 점도 인기 비결이었다. 여전히 유튜브에 접속하면 마라탕 관련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으며, 3년 전 올라온 마라탕 먹방의 누적 조회 수는 약 1500만회였다. 이날 유튜브에 업로드된 마라탕 관련 콘텐츠도 약 30건이었다.

 

흥행 가도를 달리는 마라탕 인기에 요식업계도 합류하면서 마라 열풍은 더욱 상승기류를 탔다. 업계는 기존 음식에 마라맛을 추가한 신메뉴를 잇따라 출시했다. 분식브랜드는 마라떡볶이, 마라로제떡볶이 등을 출시했고 치킨브랜드도 치킨에도 마라가 접목했다. 또 한 패스트푸드브랜드는 지난 4월에 마라맛 햄버거를 출시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과일에 녹인 설탕을 발라 굳힌 탕후루는 북경지역을 대표하는 간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자극적인 음식…자주 섭취 시 위험해

 

소비자는 맵고 단 음식을 즐기면서도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정숙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매일같이 먹는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지 않나”며 “어떤 음식이든 과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탕후루에 대해 “지속해서 탕후루를 섭취 시 설탕으로 코팅된 간식이다 보니 당 섭취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이 당을 과잉 섭취하게 되거나 치아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마라탕의 경우 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극적인 매운맛이 위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극단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면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면서 “마라탕이나 탕후루 말고도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지호 인턴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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