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지켜야 할 선 넘었다” 허지웅, ‘아이 손이 뺨에 닿았다’는 학부모에 일침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 뉴스1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대전 초등교사 A씨를 괴롭힌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에게 일침을 가했다.

12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닿았다’, 악성 민원으로 시달리다 결국 세상을 떠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이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문에서 밝힌 내용 중 한 구절이다. 입장문의 내용을 읽어보면 생각이 많아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체 어떤 상식적인 사람이 이 입장문 속의 행동들을 정상이라 생각할까”고 물으며 “물론 자식의 일이라는 게 그렇다. 상식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선이라는 게 있다. 사람으로서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이 일단 있을 것이고, 그런 선을 지키지 않는 자들을 막고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강제하는 선이 있을 것”이라고 교사를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허지웅은 “지금 우리나라에 저 두번째 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들이 친구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이 아들의 손이 친구의 뺨에 닿았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동안, 그리고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수사로 포장되는 동안 교사의 기본권도,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만들어갈 우리 공동체의 미래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앞서 대전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이후 A씨가 지난 4년간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의 신상이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이 불렀다. 그런 와중에 이들 중 한 학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 손이 뺨에 맞았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A씨에게 “‘인민재판식 처벌방식’을 지양해달라”고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