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하거나 어미개의 배를 가르는 등 잔혹한 동물 학대 정황이 포착된 경기 화성의 개 번식장 운영에 현직 경찰관이 직접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사단법인 동물구조단체 위액트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A경사는 화성시 팔탄면 소재 B번식장에 자금을 투자해 분양 수익에 따른 배당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A경관을 비롯한 경영진은 교배를 통해 새끼를 대량으로 낳는 어미개(종모견·種母犬)을 분양할 때마다 마리당 수십만~수백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A경관은 매달 여러 차례씩 B번식장을 찾아 인공수정에 관여하는 등 운영에 관여한 정황도 발견됐다.
B번식장은 지자체 신고를 거친 합법 시설이지만, 허가 조건보다 1천마리나 많은 개를 좁은 공간에 방치하는 등 학대하고, 개 사체 100여 구를 신문지에 싸서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불법적인 운영을 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위액트 관계자는 “B 번식장은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는 불법 시술을 해왔다는 의혹도 받는 곳”이라며 “이런 시설에 경찰관이 투자하고 주기적으로 일까지 도왔다는 건 심각한 도덕 상실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 경사는 “운동하면서 만난 지인과 함께 투자했다”며 “작년까지만 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B번식장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강남경찰서는 A경사의 행위에 법규 위반이 없었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B번식장에 대한 제보를 받은 김동연 지사는 도 특별사법경찰단과 축산동물복지국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내 개 1천400여 마리를 구조했다.
이후 동물보호단체들이 B번식장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았으며, 이 중 581마리는 도가 시범 운영 중인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로, 103마리는 화성 도우미견 나눔센터로 각각 이송해 보호 중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