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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 열 활용해 공연·수영장 가동… 친환경 생태도시 꿈꾼다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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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0 19:43:17 수정 : 2023-09-20 22: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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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인근 연향들 일대 후보지 선정
하남 자원시설 ‘유니온파크’ 벤치마킹
지하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갖추고
지상엔 공연장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세계 최고 기술 적용 악취·매연 해소
폐기물처리장 ‘기피’ 아닌 기대시설로

전남 순천시가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연향들에 쓰레기 소각장을 지어 공공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기존의 소각시설과는 달리 폐기물을 친환경 에너지로 순환하고 도심과 정원이 어우러진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입혀 전 국민이 사랑하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20일 순천시에 따르면 2030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에 대비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건립, 연향들에 들어설 융복합 시설들에 에너지를 제공하고 탄소중립과 기후환경 문제를 해결할 기반시설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6월 말 독립적 기구인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연향들 일원을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 최적 후보지로 선정했다. 주요 시설인 소각시설과 재활용 선별 시설은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지하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국제규격 수영장,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등 주민 편익시설을 갖추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연향들 일원을 미래 세대를 위한 융복합 미래산업지구로 변모시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순천시는 쓰레기를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하고 에너지 순환과 탄소중립, 기후환경 대응을 위한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행정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한 각종 시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에너지 선순환의 공간, 품격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할 연향들 일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최적 후보지로 선정한 연향들 일원. 순천시 제공

◆쓰레기 직매립 금지 대응할 롤모델

정부는 2021년 7월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은 선별해서 재활용하거나 소각한 후 소각재만 매립해야만 한다. 순천시는 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생활폐기물 처리의 새로운 대안 마련을 위한 해결책으로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제시했다.

순천시가 기존에 운영 중인 왕지동 쓰레기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의 필요성은 절실한 상황이다. 공공자원화시설이 건립되지 못한다면 내 집 앞에 쓰레기가 버려지는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는 소각시설 및 선별시설을 지하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도입해 악취·매연 등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지상에는 지하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공연장·복합문화공간 등을 조성해 에너지 선순환 고리를 형성, 생활폐기물 문제 해결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도시 순천’의 위상을 견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연향들 일원 최적 후보지 선정 앞둬

지난해 12월 구성된 독립적 기구인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올해 6월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의 최적 후보지로 ‘연향들(하단부) 일원’을 선정했다. 8월 7일부터 8월 28일까지는 입지후보지의 타당성 조사의 과정 및 결과를 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시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도 나섰다.

연향들 일원이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의 최적 후보지로 선정됨에 따라 시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제규격 수영장, 주민친화시설, 예술의 전당, 복합문화공간 등 세계 일류 시설과 굴뚝을 활용한 전망대가 설치되는 등 시민들을 위한 최첨단 미래산업지구로 연향들이 탈바꿈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자원화시설을 순천만국가정원과 인접시킨다는 획기적인 발상은 공공자원화시설을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시민들이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순천만국가정원과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게 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통해 지역발전과 주거환경이 한층 향상되길 많은 시민들이 바라고 있다.

이 같은 공공자원화시설에 대해 일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순천시의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계획 공고’ 방법이 시보에 게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일각에서의 주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와 환경부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내용을 회신하면서 해소되는 분위기다.

 

행안부는 “각종 처분, 신고, 확약, 공표, 행정 계획, 입법 예고, 행정 예고, 행정 지도 등은 행정절차법에 따른다”면서 순천시의 ‘입지선정계획’은 폐기물 처리시설 입지 선정을 위한 행정 계획으로, 공고 방법은 행정절차법 47조를 준용해 행정예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혀 순천시의 손을 들어줬다.

◆미래 세대를 위한 랜드마크 꿈꾼다

순천시는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을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자 미래 세대를 위해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2030년 직매립 금지에 대응하는 한편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위한 탄소중립 이행에도 힘써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공공자원화시설에서 쓰레기 소각을 통해 발생한 에너지를 전환시켜 전력을 생산하고 난방열과 온수형태로 공급하는 등 화석연료 사용 저감을 통해 2050탄소중립에 기여하고 미래 세대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국내 선진지인 경기도 하남시 자원화시설 ‘유니온파크’를 벤치마킹했다. 유니온파크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인근에 있으며 폐기물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을 체육시설, 물놀이 시설, 주민편의시설로 조성해 지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설이다. 주거 단지에 인접해 있음에도 대기와 악취로 인한 민원은 거의 없다. 현재까지 관내 46개 단체 1360명의 시민이 유니온파크 견학을 마쳤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현장견학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유니온파크가 도입한 시설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술을 도입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음식물쓰레기나 축산 분뇨 폐기물 등은 별도의 장소에서 처리해 악취·대기오염 관련 민원 발생 제로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공공자원화시설을 통해 폐기물 처리시설이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대한민국 쓰레기 문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 노관규 순천시장 폐기물 시설 청사진 “자원시설에 공공시설 유입 땐  순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폐기물 처리 시설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닙니다. 기대시설이지요. 쓰레기를 자원으로 인식을 전환하면 굉장히 다양한 산업군하고 매칭될 수 있습니다.”

노관규(사진) 전남 순천시장은 2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연향들에 들어설 공공자원화시설은 다른 시설들과 어우러져 랜드마크처럼 훨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시장이 구상하는 랜드마크는 연향들 주변에 냉난방을 해결할 수 있는 공적인 시설을 유입시키는 것이다. 한 예로 순천에 없는 예술의 전당을 짓거나 소각시설에서 나오는 냉난방 에너지를 이용해 공공 수영장, 실내 체육관, 실내 승마장 등을 앉힐 수 있다는 방안이다.

 

여기에 복합 쇼핑몰이나 호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에 관계된 시설들을 들어오게 함으로써 문화와 예술, 스포츠, 쇼핑 등이 한 장소에서 모두 해결되는 랜드마크를 구상 중이다.

 

노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소각시설 지하화로 근로자 작업 환경의 우려에 대해 “국가정원에 빙하 정원과 지하에 만들어진 시크릿가든처럼 직광형 시스템을 적용하면 지하에서 식물이 자라고 귤도 열린다”며 “화재 위험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건강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노 시장은 “소각시설과 별개로 음식물을 따로 처리해 바이오가스 시설로 이용하고 음압시설도 철저하게 운영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최신 시설로 꼽히는 하남 유니온파크보다 진일보한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순천시가 추진하는 차세대 공공자원화 시설은 순수한 자원회수시설로, 소각하면서 발생되는 열을 스팀이나 증기터빈을 이용해 전기로 생산하고 열분해 유화시설로 플라스틱류는 중질유로 생산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비는 내년에 2025년 국비사업으로 신청해 국비 50%를 확보하고 원인자부담금(3%)을 활용할 계획이다. 시설은 늦어도 2026년 착공한다는 목표다.

 

노 시장은 “쓰레기 문제는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로, 자원회수시설은 지하화해서 최신의 고도 환경청정기술과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과 미래를 보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순천=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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