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1월께 시작할 듯
APBC 일정 겹쳐… 해법 절실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을 ‘가을야구’라고 한다. 10월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롯데가 오랜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시절 팬들이 ‘가을에도 야구하자’라는 응원 구호를 사용한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가을야구를 넘어 ‘겨울야구’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일 예정된 5경기가 모두 연기된 것을 포함 우천 등으로 취소된 것이 90경기로 역대 최다이기 때문이다.
KBO는 지난달 29일 취소된 경기 일정을 재편성했지만, 그 이후도 가을비로 24경기가 취소됐다. 지난 20일 취소된 경기 중 LG-KT전은 다음 달 2일에 예비일이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나머지 4경기는 예비일도 없어 추후 편성해야 할 상황이다.
20일 기준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팀은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키움이다. 키움은 133경기를 치러 단 1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반면 KIA는 잔여 경기가 24경기나 된다. 산술적으로 KIA가 키움보다 2주나 늦게 페넌트레이스를 마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정규리그를 다 마칠 시기를 계산해보면 다음 달 20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하면 한국시리즈는 11월에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간 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가 가장 늦게 치러진 시즌은 2020년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정규리그가 5월5일에 시작됐고 이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11월1일에 개막했다. 당시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11월17일에야 치러졌고, 6차전까지 가면서 11월24일 끝났다. 올해는 정상적으로 4월 초에 정규리그를 시작했지만, 집중호우와 가을 강우로 취소된 경기가 많아지면서 이렇게 늦어졌다.
게다가 올해는 11월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이 열린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치러질 이 대회는 지금의 KBO리그 일정상 한국시리즈와 겹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두 팀의 선수들은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인 입동은 11월8일이다. ‘겨울야구’는 불가피해졌다. APBC가 시작되기 전에 한국시리즈를 끝내기 위한 KBO의 묘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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