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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후 찾아오는 소아 중이염, 방치 땐 ‘난청’ 위험 [부모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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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06 06:00:00 수정 : 2023-11-12 11: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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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안에 액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
급성 중이염과 달리 통증·발열 없어
만성화 땐 청력 ↓… 언어발달 지연도

독감 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다시 증가하면서 소아 중이염 환자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중이염은 고막에서 달팽이관 사이 공간인 ‘중이강’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중이강에는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이 있는데 감기·독감 등 감염 질환에 걸렸을 때 코·목의 세균·바이러스가 이 이관을 통해 귀로 전파돼 발생한다. 소아에서는 감기·독감 후 중이염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높은데 이는 이관의 구조가 성인과 달리 짧고 굵고, 수평으로 있어 상기도 염증이 중이로 잘 역류하기 때문이다. 3세 이하 소아의 60%가 한 번 이상 앓고, 한 번 걸리면 절반 이상은 3번 이상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거나 젖병을 물고 자는 경우 등에도 중이염에 더 잘 걸린다.

급성 중이염에 걸렸던 아이들은 염증으로 만들어진 귓속 액체가 중이에 고이며 ‘삼출성 중이염’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김상훈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급성 중이염은 먹먹한 느낌과 함께 통증을 유발해 아이가 귀를 반복적으로 잡거나 보채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며 “그러나 삼출성 중이염은 통증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알아채기 어려운데 3개월 이상 만성화할 경우 ‘난청’을 겪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발달과 성장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인 만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언어와 행동의 발달 장애, 학습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아이가 불러도 대답이 없거나 TV 소리를 키우는 등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이세아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급성 중이염은 중이의 점막이 자연 치유되는 힘이 강해 대부분 완전치료가 가능하다”며 “항생제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통증이 심하면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는데 6개월 이상 환아에게서 심한 통증과 고열이 없다면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를 기다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출성 중이염은 기간, 재발 여부, 증상, 청력 및 고막 변화 등에 따라 치료를 결정한다. 항생제 투여는 하지 않고, 알레르기나 부비동염 등의 동반 여부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을 사용하는데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하거나 △잦은 재발을 보일 때 △경도 이상의 청력 손실, 심각한 고막 변성이 나타날 때는 환기관 삽입술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환기관 삽입술은 고막을 약간 절개해 중이강에 고인 염증성 물을 제거한 후, 절개한 부위에 환기관을 위치시키는 수술”이라며 “수술 시간이 길지 않아 위험도가 낮다. 1년 정도가 지나면 환기관은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고, 절개된 고막은 자연 치유된다”고 설명했다.

환기관 삽입술을 처음 받은 아이의 20∼40% 정도는 환기관이 빠진 후 삼출성 중이염이 재발할 수 있다. 재발한 중이염이 자연 치유되지 않을 경우, 재수술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세균·바이러스 감염을 줄이기 위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준수하고,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통해 중이염의 원인 세균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며 “급성 중이염은 간접 흡연, 알레르기, 편도·아데노이드 염증, 이관 기능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이러한 요인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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