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대학병원의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위원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선데다 14일 넘게 노조 파업이 이어지면서다. 울산의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상급병원인 울산대병원의 파업이 장기화되자 진료 차질 우려 등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울산대병원분회는 7일 “박창원 분회장(노조위원장)이 전날(6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병원 측이 병원정상화 보다는 장기파업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며 “박 분회장은 파업사태 해결 없이는 결코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태 해결에 대한 병원 측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울산대병원 노조의 파업은 이날 14일째를 맞았다. 이들은 기본급 11.4% 인상과 격려금 지급,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 달 25일부터 병원 로비 등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대병원 노조 파업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파업엔 1700여명의 전체 노조원 가운데 4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파업에 따라 병원 측은 이달 1일부터 1층 엘리베이터 등에 ‘환자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입원환자 진료도 980병상의 50% 수준으로 축소해 운영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암환자나 치료시기를 놓치면 안되는 환자 등을 중심으로 진료하고, 급하게 치료가 필요하지 않거나 요양 등 장기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의료진이 이날 현재까지 수술이나 외래 진료를 소화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정상 진료를 장담하기 어렵다는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노사는 지난 8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하면서 불협화음을 냈다. 병원 측은 기본금 3% 인상과 격려금 일부 인상, 일시금 100만원 지급을 제시했다. 인력 충원에 대해선 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노조의 요구안과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 년간 최고 수준의 임금인상이라는 (병원 측의) 기본급 3%는 다른 사립병원과 비교되는 (인상률) 것”이라며 “인하대병원은 기본급 6.1% 인상, 동국대병원은 총액 4.4% 인상, 경희대 병원은 총액 3.42% 인상 등이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집중적으로 교섭해서 빠른 시일내에 파업 사태를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이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8일엔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충원과 임금인상에 대한 병원장의 결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불안해 한다. 남구의 30대 주부 송모씨는 “소아응급 진료가 가능한 곳이 울산대병원 뿐이다”며 “파업이 점점 길어지니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동구에 거주하는 주민 안모(40)씨는 “울산에 대학병원이 울산대병원 하나인데 가족 중 누구라도 갑자기 아프면 어떡하나 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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