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가 ‘혐오 개그’를 지양해달라는 요구를 받으며 12일 재개된 가운데, 코미디언 정태호가 한 코너에서 자신의 아내와 후배 부모님에 이어 후배인 장현욱의 부모님 외모를 비하하는 개그를 한 후 큰절을 올리며 사과했다.
12일 약 3년 반 만에 부활한 KBS2 ‘개그콘서트’의 ‘형이야’ 코너에는 코미디언 정태호, 장현욱이 형제지간으로 분해 장래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의사가 되고 싶지 않은 동생 정태욱에게 형 정태호는 “엄마가 너 인생 살아주지 않아. 하고 싶은 거 당당하게 해”라며 응원했다. 하지만 동생의 꿈이 아이돌이라는 말을 듣고 “엄마 말 들어”라고 말을 바꿨다.
정태호는 ‘아이돌이 되려면 안 좋은 걸 다 끊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왜 아이돌이 되고 싶은지 물었다. 이에 정태욱은 “아이브 안유진 꼭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태호는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안유진) 만날 수 있다. 용감하면 된다”고 희망을 줬다. 그러면서 “형 결혼한 거 봤지?”라고 묻고는 “형은 겁쟁이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장현욱이 “형 괜찮아요?”라며 아내와 관계에서의 후폭풍을 걱정하자 정태호는 “아내랑 서먹서먹하잖아”라고 너스레 떨었다.
잠시 후 정태호는 앞자리 방청객 부부에게 “아내, 남편분이시냐”고 묻더니 돌연 버즈의 노래 ‘겁쟁이’ 중 한 구절인 “겁쟁이랍니다”를 불렀다.
그런데 방청객 부부는 장현욱의 부모님이었다. 장현욱은 “저희 친아버지시다 제 어머니, 아버지가 첫 녹화한다고 보러 오셨다”고 말했다.
잠시 멈칫한 정태호는 굴하지 않고 “아버지 겁쟁이랍니다”를 불러 웃음을 안겼다. 후배의 부모님에게 외모를 비하하는 개그를 던진 정태호는 부모님께 큰절로 인사드리는 장현욱의 옆에서 함께 절을 하며 사죄했다.
앞서 ‘개그콘서트’가 부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측은 제작진에 공문을 보내 “누군가를 특정해 비하할 의도로 사용한 것이 아닐지라도 대상 집단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나 차별적 인식이 있으면 모두 혐오 표현”이라며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웃음을 보여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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