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잡는다.”
‘위닝 스피릿’을 예고한 한화가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노린다. 문제는 시급한 약점인 외야를 보강하고 싶지만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력적인 선수들은 이미 소속 구단이 다년계약으로 잡아뒀기 때문이다.
15일 한화 관계자는 “내년엔 분명히 성적을 내야한다”며 “FA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팀에 필요한 선수는 반드시 잡기로 결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는 투수보다 타격이 부족한 팀”이라며 “타자에 초점을 맞춰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선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KBO는 이날 FA 자격을 가진 34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구단별로는 △SSG 6명 △LG·삼성 5명 △롯데 4명 △KT·두산·KIA·키움 3명 △NC·한화 1명이다. 2024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인 17일까지 KBO에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는 신청 마감 다음날인 18일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FA 승인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19일부터 해외구단을 포함한 모든 팀과 선수 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력적인 카드는 모두 구단과 장기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한화로서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외야에 어울리는 카드가 특히 그렇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채은성은 완전히 1루수로 전향했다. 한화는 외야 공백을 채우기 위해 내야수 문현빈을 외야로 돌리는 실험도 해 봤다. 무주공산인 한화는 외야 보강이 필요하다. 삼성 구자욱과 SSG 한유섬이 한화로서 군침이 나올만한 선수지만 이들은 이미 소속팀과 장기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타율 0.336으로 타격 2위에 오른 구자욱은 지난해 삼성과 5년 최대 120억원에 사인했다. 2018시즌 41홈런을 쏘아 올리며 거포본능을 보여줬던 SSG 한유섬은 2021년 시즌을 마치고 총액 60억원에 6년간 팀에 남기로 했다.
다른 포지션에서도 마음에 드는 카드는 찾기 어렵다. 최재훈의 부담을 덜어줄 포수 포지션에서도 KIA 김태군이 3년간 총액 25억원에 장기계약을 맺었다.
최대어로 평가받는 선수들에게 재원을 쏟아붓기도 아쉽다. 두산 양석환은 올 시즌 타율 0.281을 기록한 강타자다. 특히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3년 연속 20홈런을 넘어설 정도로 펀치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화 1루에는 채은성이 있다. 여기에 김인환까지 부활을 다짐하며 이를 갈고 있다.
롯데 전준우에게 큰 투자를 하기엔 나이가 부담이다. 1986년 생인 전준우는 올 시즌 0.312 타율로 정교함을 보여줬다. 문제는 수비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준우는 외야와 1루 수비가 가능하지만 올 시즌 대부분 지명타자로 나섰다. 롯데 안치홍 역시 매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칠 수 있는 자원이지만 포지션이 2루수다. 한화는 문현빈을 비롯해 정은원까지 있어 2루는 아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가 내부 FA를 가만히 둘 가능성이 작다.
중요한 건 한화가 오버페이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마음에 꼭 드는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자칫하면 3년 동안 애지중지 육성했던 자원을 보상선수로 내줘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한화 관계자는 “포지션이 겹쳐도 FA를 영입하는 건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어떤 선수가 오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건 분명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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