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성근·김미화…법원 “MB·원세훈이 500만원씩 배상”

이명박정부에서 자행된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기재 인사들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이세라)는 17일 배우 문성근·김규리씨, 방송인 김미화씨 등 36명이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이 공동해 각 원고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그 외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는 기각됐다.

배우 문성근 씨가 2017년 11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국가배상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성근씨 등은 이명박정부 당시 국정원이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활동을 제약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봤다며 2017년 11월 소송을 냈다. 

국정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7년 9월 이명박 정부 때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정부 비판 성향 방송인을 대거 퇴출했다는 내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조사된 블랙리스트에는 문화예술인 82명이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직군별로 따졌을 때 영화계에서 52명 블랙리스트’ 올라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했다. 이창동, 여균동, 박찬욱, 봉준호, 김동원, 박광현, 장준환 감독 등이 포함됐다.

문화계(6명)에는 조정래 소설가, 진중권 교수, 배우 김명곤씨와 민중미술 화가 신학철씨,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이 있다. 배우(8명)에는 문성근, 명계남, 김규리(김민선), 권해효, 문소리, 이준기, 유준상, 김가연씨 등이 올랐다.

방송인(8명) 중에서는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노정렬, 오종록, 박미선, 배칠수, 황현희씨가 있다. 가요계(8명)는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안치환, 윤민석, 양희은, 이하늘, 이수씨의 이름이 포함됐다.

이종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