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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신산업과 융복합… 첨단농업거점 변신 꿈꾼다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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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22 20:41:59 수정 : 2023-11-22 20: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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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군위 ‘스마트 농업 밸리’ 조성

전통 탈피, 친환경·유통 강화 산업 개편
2028년까지 4400억 투입 대규모 프로젝트
AI 등 기술 접목 첨단 농업 캠퍼스 세워
보쉬 등 국내외 농기계기업 투자유치 추진
신공항 물류단지 통해 수출 인프라 구축

‘윙이이잉…’ 지난 10일 오후 대구 군위군 경북대학교 친환경농업연구센터 내 농지. 자율주행 스틱을 조작하자 육중한 콤바인이 우렁찬 시동 소리와 함께 설정한 경로대로 벼 수확에 나섰다. 넓은 논을 가득 메운 벼는 얼마 안 돼 밑동만 남았다. 콤바인은 핸들이 없이 좌우에 달린 스틱으로 전·후진, 좌·우 방향 전환을 해야 하는 형태라 운전이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이번 시연 행사에서 국내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이 내놓은 자율주행 콤바인은 전문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정밀한 작업 수행이 가능했다.

콤바인과 마찬가지로 무인 트랙터도 경작지를 한 바퀴를 돌면서 4개의 꼭짓점을 정하고, 시작 위치 및 회전 방법을 선택하면 자율작업 코스가 자동 생성해 작업을 할 수 있다. 사공열 군위군 농정축산과장은 “농업은 이미 첨단기술산업의 영역이 됐다”며 “조작이 편리하고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워 수확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율작업 콤바인 DH6135이 벼수확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대동 제공

2030년 대구·경북 신공항이 들어서는 대구 군위군이 첨단 농산업을 육성해 신공항 농·생명 도시로 탈바꿈한다.

22일 군위군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사업비 4400억원을 들여 첨단과학 기술을 융합한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를 조성한다.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는 지난 7월 1일 대구시에 편입한 군위군이 UAM(도심항공교통),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등 대구시 5대 미래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첨단 농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군은 2030년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에 맞춰 첨단 농업과 수출농업, 푸드테크 인프라를 조성해 전통 농업을 혁신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전통 농업 탈피…‘신공항 농생명도시’로

지난 7월 1일 대구시에 편입한 군위군은 전통적인 도시 근교 농업 도시다. 1개 읍, 7개 면, 2만3219명의 군민이 6876㏊를 경작한다. 이 가운데 2601㏊에서 식량작물인 벼, 잡곡, 맥·서류를 1만3620t 생산한다. 또한 농민 2069명이 888㏊에서 마늘, 자두, 양파, 오이, 황금배, 토마토, 가지, 파프리카를 3만2016t 생산한다.

이처럼 오랜기간 도시 근교 농업을 해왔으나, 대구시 편입에 발맞춰 농가인구 감소·고령화, 농촌소멸 등 농업·농촌문제 해결을 위해 농산업 구조 개편이 절실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에 군위군은 지역과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 첨단 농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를 통해 군은 글로벌 인재 중심의 미래형 농산업 도시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군은 앞서 지난 1월 신공항 건설과 대구 편입에 맞춰 조직 개편을 단행해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를 통합했다. 현재 농업 추세도 1차 생산, 2차 가공, 3차 서비스 산업이 어우러진 6차산업으로 나가고 있어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산물 가공, 유통 기능을 강화해 농업기술센터 내 3개과 14개팀으로 통합 개편했다. 군 관계자는 “신공항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비하고자 미래 지향적인 사업과 스마트한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군은 지난해 7월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대구 미래 50년의 새로운 먹거리로 들고 나온 5대 신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 조성 사업에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민선 8기 대구의 투자 유치 금액은 지난 6월 기준 4조4544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신산업 분야 투자 유치 금액은 1조2673억원으로 전체의 28%에 이른다. 이 중 투자 유치 금액이 가장 큰 한화자산운용의 산업단지 지붕 태양광 투자 유치(3조원)를 제외하면 전체의 87%가 5대 신산업 분야 투자다.

◆미래 신산업과 융복합…첨단 농산업 기지

군위군은 지난 10일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 조성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동, 불스, 보쉬코리아, 성부산업 등 농기계 제조업체를 비롯해 KT, 엠티데이터, 글림시스템즈, 오토아이 등 AI,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관과 업체가 상생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군은 이들 농기계 관련 기업들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에 생산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제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들 업체가 첨단 농기계 제품들을 수출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5개 권역별로 특성에 맞게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를 조성한다. 효령면 일원에는 빅데이터, AI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경북대 글로벌 첨단농업 캠퍼스를 혁신 허브로 구축한다. 캠퍼스에는 기업지원센터, 수출지원센터, 창업지원센터, 농업데이터센터 등 첨단시설을 유치하기로 했다.

군위읍·우보면·의흥면에는 지역 주민과 농기계 업체가 공존하는 노지 디지털(ABB) 팜 영농단지를 조성한다. 또한 소보면에는 청년 농업인 육성과 신공항 물류단지를 활용한 첨단농업 수출산업화 전진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국유사면과 산성면 일원에는 첨단의료복합지역과 연계한 기능성 친환경 농산물 생산단지를 조성해 농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한다. 대구 도심과 인접한 부계면 일원은 도시농업과, 관광, 휴양단지를 조성해 자연과 역사, 농업이 공존하는 살기 좋은 군위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군은 에너지 자족형 농산업 전력 시스템 구축을 위해 2400억원을 들여 40메가와트(㎹) 규모 수소연료 발전시설도 구축한다. 신회용 군위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로의 전환으로 세계적인 농업 혁신 지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열 군위군수 “글로벌 농·생명大 건립… ‘K농업’ 세계화 나선다”

 

“글로벌 첨단 농·생명 교육기관을 설립해 ‘K-농업’ 기술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습니다.”

 

김진열(사진) 대구 군위군수는 2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경북대 글로벌 첨단농업 캠퍼스를 혁신 허브(중심지)로 구축해 해외 인력 교육과 지역 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군수는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학교를 활용, 글로벌 첨단 농업 캠퍼스를 혁신 허브로 정하고 교육, 연구, 산학협력 기반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워킹홀리데이 개념으로 매년 개도국 학생 1000명을 데려와 선진 농업 기술을 전수하고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에는 이들이 현장학습을 통해 국내 체재비를 충당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외국인 이민자나 근로자를 받을 때 글로벌 첨단 농업 캠퍼스에서 우수한 국내 농업 기술을 습득한 학생들이 우선 배정되거나 정주 성과급까지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군위군은 한때 ‘육지 속의 섬’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팔공산에 가로막힌 소외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팔공산 터널, 상주~영천고속도로와 함께 앞으로 신공항 광역교통망까지 구축되면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서 대한민국 중남부권의 중추도시로 변신할 계기를 마련했다. 20년간 6선 축협조합장을 지낸 축산 전문가인 김 군수는 대구시의 첨단기술과 군위군의 농업을 융합해 지속가능한 미래형 농산업 도시로의 발전을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군수는 “지난해 군수에 당선된 뒤 지역 내 경북대 친환경농업연구센터의 활용도가 낮다는 점에 착안해 대구시 편입에 발맞춰 신기술과 영농 비결을 결합한 첨단 농기계를 만들고 신공항을 통해 이들 제품을 수출하는 전략을 고안해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글로벌 스마트 농업 밸리 조성으로 군위군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농업 혁신 지역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군위=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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