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수사 지연·수사관 교체 후 남편이 무혐의 받았다고도 주장
일각선 남편 매형인 이정섭 검사 외압 의혹도 제기
마약 투약 혐의로 남편 조모씨를 고발한 강미정 전 OBS 경인 TV 아나운서는 석연찮은 수사 끝에 오히려 명예훼손 등으로 역고소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의 처남으로, 일각에선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방영된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이 조명한 바에 따르면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강 아나운서는 최근 라디오와 TV 등에 잇따라 출연해 남편의 마약 투약을 폭로하고 있다. 앞서 강 아나운서는 지난 2월7일 남편 조씨를 대마 흡연 및 소지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했었다.
강 아나운서는 PD수첩에서 “(남편이) 아침에 들어오면 술을 먹은 것이 아니라 마약을 한 것 같았다”며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친구들과 종이봉투에 들어있는 초록색 덩어리를 나눠 갖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이에 말아 피우는 것을 목격했다”고도 했다.
실제로 방송에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오전 9시에 들어온 조씨는 무언가에 취한 듯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상태로 “술을 먹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강씨는 자신과 딸아이가 있는 집안에서 남편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알몸으로 나와 있다고 주장하면서 거실에 알몸으로 엎드려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강씨는 “남편이 침대에 올라가 포효를 하고 벽을 때리는 등 폭력적인 모습까지 보였다”며 마약 투약을 의심한 지 8년 만에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4개월 동안 수사관 5명이 변경된 끝에 조씨의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 6월 무혐의로 결론 났다.
강씨는 “지연된 수사 기간 남편이 평소 하지 않던 제모와 염색을 하는 등 마약 투약 혐의 피의자들이 주로 하는 증거인멸 의심 행위도 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경기 용인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집안의 자손이다.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의 처남이기도 하다. 이 검사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의 부탁을 받고 범죄 기록을 대신 알아봐 주거나 선·후배 검사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예약 편의를 봐주는 등 비위·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
조씨 측은 강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역고소했다.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 이 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관여할 일도 없다”며 “처남이 처벌받을 일이 있으면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관계자도 “수사는 엄정하게 절차대로 진행했고 수사관 교체도 정기 인사에 따른 아주 정상적인 교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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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사용된 프리랜서 아나운서 강미정씨가 제공한 남편 조모씨의 알몸 사진은 마약 투약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돼 당사자 요청으로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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