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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 이슈나 현상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종목을 ‘테마주’라고 부른다. 특정 분야의 과학기술을 지원한다고 하면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른다. 코로나19처럼 특정 질병이 유행하면 백신 개발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저항이 사라지는 꿈의 물질 ‘LK-99’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초전도체 테마주’ 광풍이 불었다. “인류 역사 이래 최고 발견”이라는 찬사까지 나왔지만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네이처의 발표에 투자심리가 급락했다. 관련 회사마저 부인하는 공시를 내자 테마주 대부분은 가격제한폭까지 폭락했다.

선거철이면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4대강 공약을 내세우면서 ‘4대강 테마주’가 떴다. 지하 터널 기술 회사 등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가가 10배 이상 뛰었다. 4대강 자전거 도로 얘기에 자전거 주들까지 우후죽순 늘었다.

주도주가 없던 지난달 국내 증시의 이슈는 ‘한동훈 테마주’였다. 출마설이 도는 한 장관과 엮인 덕성 우선주가 지난달 22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 달간 400% 가까이 올랐다. 피혁 생산 회사인 이 회사 대표·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뿐이다. 덕성우는 상한가 기간 중간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한 차례 거래가 정지됐지만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한 장관이 친구인 배우 이정재와 갈비집 만찬 이후 느닷없이 대상홀딩스 우선주도 한 달간 주가가 3배 이상 뛰었다. 이씨의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은 대상홀딩스우 지분 20.4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대상홀딩스도 결국 해명 공시를 냈지만 4일 하루 거래가 정지됐다.

테마주는 인간의 욕망과 직결돼 있다. 주위의 경고에 아랑곳없이 차익만 생기겠다는 생각에 ‘묻지마 투자’에 나선다. 각종 인터넷 블로그나 주식 카페에서 자칭 전문가라는 이들까지 테마주 띄우기에 가세한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수급에 의해 2∼10배씩 폭등한다. 주가는 기업 가치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게 상식이다. 세계 최고의 투자가 워런 버핏이 ‘가치투자’를 강조하는 이유다. 작전세력에게 투자자들의 탐욕은 좋은 먹잇감이다. 자칫 자신은 물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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