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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원유 제재 실효성 잃었나… “밀수 전문 선박 통해 14조 추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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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06 16:52:42 수정 : 2023-12-06 16: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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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가 실효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또다시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밀수 전문 선박을 통해 서방 제재 상한선보다 높은 가격에 원유를 판매하면서 올해 110억달러(약 14조4000억원)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인도 세관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러시아산 원유가 아시아 국가에 배럴당 평균 72달러(약 9만4000원)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서방 제재 상한선인 배럴당 60달러(약 7만6000원)보다 12달러 더 높다. 블룸버그는 이렇게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뚫고 올해 추가로 확보한 수익이 총 110억달러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는 대러 제재를 뚫기 위해 밀수 전문 선박인 ‘그림자 선단’을 석유 운반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모든 게 베일에 둘러싸인 그림자 선단은 서방의 보험사·정유사와는 거래하지 않는다. 대부분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국인 러시아·이란 기업들과 거래한다. 

 

장기화된 서방의 제재로 유조선 주문조차 어려워진 러시아는 비중이 커진 대(對)중·대인도 수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그림자 선단을 찾았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러시아는 180척의 유조선으로 구성된 그림자 선단을 확보해 운영 중이다. 

 

이렇게 그림자 선단이 제재를 피해 러시아산 원유를 본격적으로 실어 나르자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무용지물로 변했다는 비판이 잇달아 제기됐다. 

 

10월엔 러시아가 석유 및 천연가스 판매로 거둔 세금 수입이 전달보다 두 배 이상 늘어 174억6300만달러(약 22조9300억원)를 기록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나오자, JP모건체이스의 나타샤 카네바 원자재 분석 부문 대표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는 설계대로 작동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쓸모 없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식 해상 교역로에서 그림자 선단의 존재감이 커진 데 대한 우려도 크다. 교역로의 안전과 함께 해상사고 위험도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벤 케이힐 선임연구원은 “좋은 의도로 시작한 서방의 제재가 오히려 노후 유조선이 대거 등장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경고했다. 열악한 환경의 그림자 선단이 더 많은 선적료를 챙기기 위해 석유를 과적하고 다니다가 전복사고라도 발생하면 해당 수역의 해양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될 위험도 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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