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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N수생에 중고난도 문항 늘려… 국·영·수 다 어려웠다 [수능 채점 결과 발표]

입력 : 2023-12-07 19:00:00 수정 : 2023-12-07 18: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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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없는 불수능 왜?
평가원 ‘쉽지 않은 수능’에 주력
‘킬러 배제’ 기대감에 몰린 졸업생
뚜껑 열어보니 예상보다 성적 낮아
현장선 “전반적 체감 난도 상당”

‘통합 수능’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
미적분, 확률과통계보다 8점 유리

7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가 발표되자 입시업계에서는 일제히 ‘예상보다 어려웠던 시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어와 수학 모두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이 넘은 것은 드문 일인 데다가 영어 1등급 비중도 절대평가 도입 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국어·수학·영어 모두 쉽지 않았던 시험이라는 평가다.

올해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 된 데는 역대 최고였던 ‘N수생(졸업생)’ 비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 당국이 급증한 졸업생 비중 등을 고려해 시험 난이도를 조절했는데, 예상보다 졸업생들이 시험을 잘 보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체감 난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N수생 고려해 난도 높여

올해 수능의 변수는 교육 당국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과 ‘N수생’이었다. 지난 6월 교육 당국이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내세우자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수능이 다소 쉽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킬러문항은 지난해 수능까지 최상위권의 변별력을 가르는 역할을 한 만큼, 킬러문항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곧 초고난도 문항이 사라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쉬운 수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능에 다시 도전하는 반수생 등이 크게 늘었고, 수능 지원자 중 졸업생 등의 비중은 2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교육 당국은 물수능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N수생까지 늘자 수능을 ‘쉽지 않게’ 출제하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했던 올해 9월 모의평가도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42점, 수학 144점, 영어 1등급 4.37%로 세 과목 모두 까다롭게 나왔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수능에서는 N수생 합류를 고려해 난도를 좀 더 올렸다는 분석이다. 수능 경험이 많은 N수생은 통상 고3 재학생보다 학업 수준이 높다.

실제 평가원은 수능 난이도 설정 시 N수생 비중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고, 올해 수능은 지문을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문제가 늘어나는 등 풀이에 시간이 걸리는 중고난도 문항이 증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이례적으로 수능 성적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한 교육부는 이번 수능에 대해 “상위권 변별이 확실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다만 교육 당국도 이 정도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갈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입시업계에서는 상위권에서 선전해야 할 졸업생의 성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육 당국의 예측보다 졸업생의 학업 수준이 낮았다는 의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수능 부담이 줄 것으로 판단한 반수생이 급증했는데, 이들의 수준이 기대치보다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재수생의 성적대 하락으로 표준점수가 기대치보다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선택과목 유불리는 여전

이번 수능의 또 다른 특징은 국어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1점이나 높아 논란이 됐다. 수학 만점자는 총점에서 국어 만점자보다 11점 유리한 구조여서 수학을 잘 본 소위 ‘이과생’이 서울 상위권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에 대거 진학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수능은 두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2점으로 줄어 과목 유불리 문제는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국어 영향력이 상당 부분 확보돼 문과 침공 문제를 상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밝혔다.

다만 통합수능 체제 도입 후 지적된 영역 내 선택과목 유불리 현상은 올해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시업체가 추정한 수학 선택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은 미적분 148점, 기하 144점, 확률과통계 140점이다. 미적분 선택자가 확률과통계 선택자보다 8점 유리한 것으로, 지난해 과목 차(3점)보다도 훨씬 벌어졌다. 국어도 화법과작문(147점)보다 언어와매체(150점) 최고점이 3점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탐구영역도 전년도보다 대부분의 과목이 쉽게 출제됐지만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차이가 컸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선택과목 체제 도입 후 발생한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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