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해상도 기후모델로 태풍 극한 강수 밝혀내
포스텍은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이민규 박사 연구팀이 초고해상도 기후모델로 지구온난화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정량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예전보다 강력한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며 한반도에 상륙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태풍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피해를 줄이려면 온난화의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
이에 초고해상도 기후모델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 관련 원인 규명 연구는 매우 드물다. 태풍과 함께 발생하는 극한 강수에 대한 연구도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태풍의 강도와 극한 강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이번에 3㎞ 초고해상도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실험을 설계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중 강도가 매우 강한 태풍 4개를 선정한 다음 현재 조건과 온난화 영향이 제거된 조건에서 각각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현재 조건은 온실가스 증가로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지구 표면온도가 1도 정도 상승한 상태로, 온난화에 따른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반응 불확실성을 고려하기 위해 다중기후모델(CMIP63)에 나타난 다양한 해수면 온도 패턴을 이용했다.
그 결과,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영향이 반영되었을 때 태풍 강도가 전반적으로 강해지고 강수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온난화의 영향이 태풍 평균 강도보다 최대 강도에서 두드러짐을 확인했고 이는 앞으로 강력한 슈퍼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태풍으로 인한 극한 강수 발생 영역도 온난화로 인해 16~37% 정도 더 넓어졌다.
이 같은 극한 강수의 팽창은 온난화로 인해 태풍 중심의 상승기류가 강해지고,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민승기 교수는 “초고해상도 기후모델로 지구온난화가 최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위력을 강화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앞으로 지속될 지구온난화의 정도에 따라 태풍이 더욱 강해지고 더 넓은 지역에 걸쳐 극한 강수를 일으킬 수 있어 보다 강화된 분야별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파트너 저널 기후와 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 최근 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상청 기후 및 기후변화 감시·예측정보 응용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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