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될 놈은 중고 거래하다가도 결혼하네'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해당 글은 전날 중고 거래 앱(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2년 전 제 밥솥 사간 남자와 결혼하게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갈무리한 것이다.
한 달 뒤 결혼한다는 예비 신부자 글쓴이인 A씨는 "지인들도 우리 부부 첫 만남이 당근거래였다는 걸 들으면 신기해하고 궁금해해서 우리를 만나게 해준 당근에도 소식을 전해본다"며 사연을 공개했다.
글에 따르면 이들을 이어준 것은 다름 아닌 고양이였다. 거래 직후 예비 신랑 B씨는 지인이 새로 문을 연 고양이 간식 가게에 들렀다. 그곳에서 B씨는 축하의 의미로 간식을 몇 개 구매했지만 이를 줄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떠올린 것이 A씨였다.
당시 밥솥 판매 글을 올린 A씨는 제품 사진에 고양이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렸고 B씨가 그것을 기억해낸 것이다.
간식을 나눠준다는 이유로 이들은 다시 만나게 됐고 이후 인증사진 등을 보내며 대화를 이어가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서로 나이 차가 한 살 뿐인 또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사이가 급격히 가까워졌고 연인이 됐다.
2년 반 동안 연인으로 지내온 이들은 내년 1월 20일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한다.
A씨는 "간혹 '첫눈에 반한 것이 아니냐'고 하는 분들 있는데 당시 둘 다 마스크 써서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며 "서로가 상대를 자신보다 한참 어리게만 봤기 때문에 그냥 고마운 동네 주민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지인들은 다들 '신랑이 노렸네'라고 하는데 신랑은 나를 학생쯤으로 생각했었고 본인은 절대 그런 불순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펄쩍 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거래 상대로 또래 이성이 나올 확률과 그 이성이 내 마음에 들 확률을 생각하면 소중한 인연인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A씨는 "이 이야기를 접하고 나면 다들 당근으로 뭘 팔아야겠다고 하던데 요즘 세상이 흉흉하니 음흉한 목적성을 가지고 물건을 사고팔거나 싫다는 이성에게 집적대는 사람들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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