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대표 사퇴 내홍 겨냥
“용산엔 연판장도 못쓰면서…” 비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당 혁신위원회가 거론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기득권을 향한 희생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후속 결단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총 31명이다. 이 가운데 비례대표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지역구 30명의 분포를 보면 영남이 16명(5선 김영선·서병수·조경태·주호영, 4선 김기현, 3선 김도읍·김상훈·김태호·박대출·윤영석·윤재옥·이채익·이헌승·장제원·조해진·하태경 의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수도권(4선 권영세·김학용·박진·윤상현, 3선 안철수·유의동 의원)과 충청(5선 정우택·정진석, 4선 이명수·홍문표, 3선 박덕흠·이종배 의원)이 각각 6명, 강원 2명(4선 권성동·3선 한기호 의원) 순이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3일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거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도부·중진·친윤을 통틀어 이에 화답한 것은 부산 해운대갑의 3선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것과 이날 부산 사상구 3선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전부다.
혁신위가 요구한 세 부류의 희생 현황을 보면 지도부에서는 김 대표가 결심을 밝히지 않은 상태고, 중진 중 영남권 의원 16명도 하 의원과 장 의원을 빼곤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친윤계에서도 권성동·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의원들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또 초·재선 친윤 의원들에게는 어떤 수위의 희생 요구가 제기될지도 관심사다. 전날 일부 친윤계 초선 의원들은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릴레이 입장을 낸 상황이라 당장 추가적인 입장을 내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진 의원들도 장 의원 불출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장 의원의 불출마로 그동안 버티기를 해왔던 중진·친윤 의원들의 출마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며 “일부 초선 의원들이 용산의 기류를 잘못 읽고 김 대표 ‘결사옹위’에 나서는 바람에 다음 입장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김 대표를 비판하는 측과 옹호하는 양측을 모두 겨냥해 “김 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예의는 갖춰라. 싸가지 없는 사람들아”라며 “당신들도 공범 아닌가. 연판장은 왜 용산에는 쓰지 못하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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