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최초로 생쥐의 뇌세포 전체 지도가 완성됐다.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뇌 이니셔티브 세포 센서스 네트워크’(BICCN) 국제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생쥐의 뇌를 구성하는 전체 뇌세포의 상세 지도가 완성됐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동물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신경세포의 유형과 특성·구조 등을 밝혀내 인류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 연구는 2017년 국제연구팀이 시작한 프로젝트로 약 7년간 연구를 이어오며 여러 편의 논문을 통해 결과를 공유했다.
이번에는 생쥐 뇌를 구성하는 전체 세포의 유형을 분류하고 특성을 밝힌 가장 포괄적인 뇌세포 상세 지도를 완성, 9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더 앞서 지난 10월에는 ‘사이언스’(Science) 등에 21편의 논문으로 공개한 바 있다.
그간의 논문에 따르면, 포유류의 뇌가 수행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활동은 다양한 기능적 특성을 가진 수많은 유형의 세포로 구성된 고도로 전문화된 신경회로에 의해 제어된다.
앨런 뇌과학연구소 홍쿠이쩡 박사팀은 ‘생쥐 전체 뇌세포 유형에 대한 고해상도 전사체 및 공간 아틀라스’ 논문에서 약 400만개 세포의 단일 세포 RNA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와 약 430만 개 세포에 대한 공간 전사체 데이터를 결합, 고해상도 지도를 만든 방법을 설명했다.
생쥐 뇌세포는 34개 종(class)과 338개 아종(subclass), 1201개 슈퍼타입(supertype), 5322개 클러스터(cluster) 등 4개 수준의 계층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유형 구성은 뇌 영역에 따라 독특한 특징을 보였다. 등 쪽 영역(dorsal part) 영역의 세포들은 세포 유형 수는 적었지만, 다양성이 높았고, 배 쪽 영역(ventral part)은 유형은 다양하지만 서로 관련성이 밀접한 세포들이 모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크연구소 조지프 에커 박사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빙 렌 교수팀은 ‘포유류 신피질의 보존 및 발산 유전자 조절 프로그램’ 논문 등에서 인간, 원숭이, 마모셋, 생쥐의 1차 운동피질에서의 유전자 조절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다발성 경화증과 신경성 식욕부진증, 담배 중독 등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 특징이 포유류 전반에 걸쳐 공통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는 신경질환과 관련된 이런 유전적 특성이 포유류 전반에 걸쳐 진화적으로 보존된 것임을 시사한다”며 “완성된 생쥐 뇌세포 상세 지도가 신경학적 질병과 형질에 기여하는 유전적 변이를 식별하는 데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연구팀은 “인간의 뇌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약 10배 더 많은 3300여개 유형의 세포로 이뤄졌다”며 “인간과 다른 영장류 뇌세포에는 차이가 있어 인간 뇌 작동을 이해하려면 여전히 밝혀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영역이다”라고 전했다.
국제연구팀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컬럼비아대 마리아 안토니에타 토체스 교수와 호주 뉴캐슬대 헤더 리 교수는 논평에서 “세포 유형 지도는 세포 단위의 뇌 구조 이해뿐 아니라 뇌 진화에 대한 정확한 추론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 성과는 신경생물학 및 신경장애 분야에서 많은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는 확고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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