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운전자가 '얌체 운전'을 한다며 끼어들기를 반복해서 막아 결국 정차하자 차로 한복판에서 재떨이를 휘두른 남성에게 운전자폭행죄가 인정됐다.
통상 승객의 승하차를 위해 잠시 정차 중인 버스나 택시 운전자를 폭행할 경우 해당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정차 중인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에게도 적용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A(5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폭행은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피해 배상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A씨는 올해 7월3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40대 피해자 B씨의 얼굴을 차량용 재떨이로 여러 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씨의 끼어들기를 반복해서 막으려 했고, B씨는 2·3차로 사이에 정차했다.
그러자 A씨는 차에서 내려 운전석에 앉아 있는 B씨를 폭행한 뒤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의 쟁점은 B씨가 '운행' 중인지 여부였다.
A씨는 당시 B씨의 차가 '일시 정차' 중이었고 운행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운전자 폭행 등의 가중처벌 조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경우 적용된다. 여기에는 여객운송업에 사용되는 차를 운행하는 중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된다.
이를 토대로 A씨는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죄는 정차 중인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운행 의사를 갖고 일시 정차한 경우라면, 자가용 승용차도 법이 처벌하는 행위의 객체인 '운행 중인 자동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B씨가 도시고속화도로에서 A씨와의 시비 때문에 차를 일시 정차했지만, 시동을 끄지 않은 점 등을 보면 운행을 종료할 의사로 차를 멈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당시 상당한 속도로 달리는 차량이 많았던 상황에서 B씨가 2·3차로 사이에 정차한 점을 고려하면, B씨가 방어하거나 저항하는 과정에서 차가 움직여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끼어들기를 막으려고 공격적으로 운전을 하는 등 전체 범행의 경위, 도로교통에 발생한 잠재적 위험성 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또 아직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는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해가 비교적 무겁지 않고 피해자가 정체구간 연결로 쪽으로 끼어들려는 얌체 운전을 한 사정이 공격적 운전을 유발한 원인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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