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의 여파로 우리나라 동해안에 31년 만에 최고 85cm 높이의 지진해일(쓰나미)가 밀려왔다고 2일 기상청이 밝혔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분쯤 강원 강릉시 남항진항에서 지진해일이 처음 관측됐다. 앞서 1일 오후 4시 10분경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쪽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한 지 2시간여 만이다.
해저에서 지진이 발생하거나 화산이 폭발해 해수면이 요동치면서 발생하는 파장이 매우 긴 파도인 지진해일의 전파 속도는 바다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수심이 깊을수록 전파 속도는 빠른데, 동해는 수심이 약 2㎞ 정도로 지진해일 전파 속도는 시속 500㎞ 정도다.
동해안 지진해일 중 최고 높이는 85cm로 묵호항에서 오후 8시 35분쯤 관측됐다. 이는 지진해일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는 수준이다.
지진해일주의보는 ‘규모 6.0 이상 해저지진이 발생해 우리나라 해안가에 높이 0.5m(50㎝) 이상 1.0m 미만 지진해일 내습이 예상되는 경우’에 발령된다.
국내 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온 것은 1993년 7월 12일 이후 31년 만이다. 당시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북서쪽 해역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했고, 동해안으로 최고 2.76m 지진해일이 내습했다.
지진해일주의보가 마지막으로 발령된 것은 2005년 3월 20일이다.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해역에서 규모 7.0 지진이 발생하며 0.5m 높이 지진해일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돼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에 지진해일주의보가 발령됐으나, 실제로 지진해일이 오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지진해일 높이가 천천히 낮아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해안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6분쯤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지역에서 규모 5.7의 지진을 시작으로 밤까지 주변 지역에서 수십 차례의 지진이 관측됐다. 특히 오후 4시10분쯤 노토 반도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가 최대 7.6에 달했다. 이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규모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한신대지진(7.3)보다 큰 규모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사이타마현과 니가타현을 잇는 조에쓰 신칸센 등의 운행이 중단되고 니가타 공항 등의 항공편도 결항됐다. 산사태나 도로 파괴 등으로 일부 도로 통행도 중단됐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약 3만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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