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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60% 이상 미충원 작년 2배… ‘교권 추락’ 교대도 4곳이나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01-05 06:00:00 수정 : 2024-01-05 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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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절벽 여파… 위기 심화

올 대입 전국 대학 미충원율 14%
전남 35% 전북 25% 경남 23%
서울권 대학은 3.4% 양극화 가속
‘벚꽃 피는 순서대로 폐교’ 임박
교원 감축 기조에 교대도 직격탄

올해 대입 수시에서 모집인원의 40%를 채우지 못한 대학이 15개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8개대)의 2배 수준으로, 대부분은 전남과 전북, 경남 등 비수도권 소재 대학들이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속설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수시 미충원율 상위 15개교에는 교대 4곳이 포함돼 정부의 교원 감축 기조나 잇단 교권 침해 사건 등 근무여건 악화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광진구 소재의 한 대학에 수시원서접수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입시업체 종로학원은 전국 221개 대학의 2024학년도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이 전체 모집인원의 14.0%인 3만732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4일 밝혔다. 이들 대학은 2023학년도 수시에서 모집인원(26만2385명) 중 13.9%인 3만6446명을 뽑지 못했다.

수시 미충원 비율은 대학 소재지에 따라 크게 갈렸다. 서울 소재 42개 대학의 미충원율은 3.4%(1628명), 경기·인천 47개 대학은 4.8%(1855명)에 불과했지만, 비수도권 132개 대학 미충원율은 18.7%(3만3849명)에 달했다. 서울 소재 대학은 1곳당 33명을, 경기·인천 대학은 1곳당 41명을 정시로 이월하면 되지만 비수도권 대학들은 1곳당 251명을 정시모집을 통해 충원해야 하는 것이다.

비수도권 대학들의 수시 미충원 비율은 소재지별로 다르다. 전남 소재 대학들의 미충원율이 34.8%로 가장 높았고 전북(25.0%), 경남(22.8%), 충북(21.8%), 경북(21.2%)이 뒤를 이었다. 광주(19.2%)와 세종(18.9%), 강원(18.6%), 제주(16.0%), 충남(15.3%), 부산(15.0%)도 미충원율이 15%를 넘었다.

올해 수시 미충원율이 60%를 넘는 대학은 15개교로 지난해의 2배 수준이었다. 이들 대학 중에는 교대 4곳이 각각 4위(80.5%), 7위(72.1%), 11위(63.8%), 15위(60.8%)에 랭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수시 미충원 상위 20개교 중에 교대는 한 곳도 없었다.

미충원율이 80%가 넘은 교대 관계자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4개 영역 합 9등급으로 설정했는데, (‘불수능’ 여파로) 이 기준을 못 맞춘 학생들이 많았던 것”이라며 “올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정부의 초등 교원 감축 방침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시 미충원율이 높은 비수도권 대학들은 올해에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경희대 교수(경제학)가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제출한 ‘장래 인구변화의 교육부문 파급효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입학정원(31만3073명)을 간신히 채운 4년제 대학들은 2025년 3만4000명, 2035년 5만4000명, 2043년 16만명의 미충원 사태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 감소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속설은 사실에 가깝다. 2021년 기준 입학정원 대비 입학생 수가 적었던 4년제 대학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북(-1363명), 경남(-1251명), 강원(-621명), 전북(-363명), 전남(-274명), 제주(-52명) 등의 순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비수도권 대학들은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거의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불수능’에 따른 수시 미충원 발생은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지방권 모든 대학이 미등록 학생이 발생한 당일 예비합격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추가 합격을 통보하는 등 수시 미충원 인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당수 수시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월시킨 비수도권 대학들은 정시 모집인원 충원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미충원 인원이 이월되는) 정시에서도 3회 지원에 따른 복수합격으로 연쇄 이동 및 합격선 하락, 추가모집이 활발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권역별 정시모집 후 추가모집 규모는 서울권 76명, 경기·인천 1093명, 비수도권 1만5579명으로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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