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는 날카로운 반응…“무슨 명분인지” “이낙연 전 대표는 그러면 안 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중심의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 오는 11일 첫 세미나
대한민국 위기 극복과 대안 제시의 전문가 정책그룹 표방…‘제7공화국 헌법’ 논할 계획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연관성을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로 다른 걸음이 오는 11일 시작된다.
이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탈당과 신당 창당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예정됐고, 조 전 장관이 주도하는 정책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의 첫 세미나도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다. 전날 이 전 대표 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께서는 1월11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 전 대표는 그간 당 쇄신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재명 대표 사퇴와 통합형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지도체제 전환을 요구해왔지만, 지난달 30일 회동에서 이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제 갈 길을 가겠다”며 사실상 탈당 방침을 굳혀 이 대표와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에는 UBC 울산방송 ‘프라임뉴스’에 출연해 “(민주당은) 도덕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다”며 “민주당 국회의원 167명 중에서 68명이면 44% 정도인데, 44%가 전과자”라고 주장해 민주당과의 대립각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양성, 당내 민주주의라는 면역 체계가 작동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왔는데 그것이 지금은 고장 나 있는 상태”라며 “지금은 심각한 병적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국무총리에 집권 여당 대표까지 지낸 지도자급 인물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현재 야당 분열에 앞장선다는 이유로, 민주당에서는 계파를 막론하고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맹비난이 쏟아진다.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30여년 친구 사이인 ‘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꽃길만 걸어오고, 호남에서 5선 중 4선을 지낸 분이 자기를 사랑하고 지지했던 당원과 지지자들을 갖다 기득권으로 몰아붙이고 떠난다는 건 무슨 명분이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려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울산방송에서의 ‘전과자 44%’ 표현을 두고 정 의원은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하신 분들을 제외하면 제가 알기로는 16% 정도 된다”고 반박하면서, 이 전 대표가 단지 ‘반(反) 이재명’ 감정 때문에 탈당을 결심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지난 8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이낙연 전 대표는 그러면 안 된다”고 잘라 답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권과 대항해 국민을 위해 하나가 되고, 이재명 대표가 어려울 때 똘똘 뭉쳐 하나가 되게 어른으로서 또 리더로서 해나간다면 국민이 따르지 않겠냐”며 “11일에 (신당을) 창당해서도 안 되고 탈당을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열린 박성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기획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이낙연 신당에 갈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고 확언했던 조 전 장관은 자신이 중심으로 있는 싱크탱크의 첫 세미나로 ‘마이 웨이(My way)’를 그려나갈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공식 출범을 준비하는 세미나를 연다. 이 단체는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 정책그룹을 표방한다.
조 전 장관이 사회를 맡고 홍종학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윤영상 카이스트 교수 등이 나와 경제·부동산·저출산·평화 등의 세부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인데, 이달 16일에는 과학과 기술, 18일에는 미디어·의료·교육·기후를 주제로 한 행사가 예고됐다.
무엇보다 1987년 제정된 현행 헌법을 계승하는 ‘제7공화국 헌법’ 제정 이슈 관련 세미나가 다음 달 예정됐다는 공지는 그동안 조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임기 ‘변경’을 언급하며 각종 유튜브 방송에서 말해온 ‘개헌’을 떠올리게도 한다. 조 전 장관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1987년 이후부터 지금까지를 ‘제6공화국’으로 표현했다.
아울러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의 총선 200석 달성 시 윤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이 가능해지고 나아가 올해 12월 새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주장을 조 전 장관은 펼치고 있다. 이를 ‘윤석열 파면 개헌’과 ‘해고 개헌’으로 말하는 조 전 장관은 총선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생기고, 나아가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움직임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도 내놓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리셋코리아행동 출범으로 총선에서의 범민주진보세력 연대를 도모하고, 윤석열 정부 심판과 정치 혁신을 위한 과제에서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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