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항공기 수출액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1조3330억원)를 넘어섰다. 폴란드로의 경공격기 FA-50 수출 등이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항공기 수출은 2022년보다 320.5% 증가한 10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첫 국산 비행기 ‘부활호’ 제작 70년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쓴 셈이다. 부활호는 1953년 공군기술학교 정비교육대 교관들이 미국산 연락기의 엔진과 프로펠러 등으로 순수 국내 제작한 국산 제1호 경비행기다.
수출 증가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폴란드에 12대의 FA-50GF를 납품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AI는 작년 폴란드에 인도한 FA-50 12대의 수출 대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2대의 수출 대금이 5억달러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 통계상으로도 작년 한국의 폴란드 항공기 수출액은 5억2000만달러로 잡혔다.
항공기 부품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한국 항공 산업의 수출 기여도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항공기 부품 수출은 24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4.1% 증가해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기록을 남겼다.
항공기 부품 수출 규모는 2010년 15억달러로 처음 10억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대한항공 등이 동체, 날개 구조물, 엔진 부품, 랜딩 기어, 특수 소재, 정밀 제어 장치 등에 이르는 다양한 항공기 부품을 생산해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 주요 항공사에 공급하고 있다.
항공기 부품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동시에 대당 단가와 부가가치가 높은 전투기와 헬기 등 방산 수출까지 증가하는 추세로 한국 항공 산업의 성장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투기 완제기 한 대 수출은 자동차 100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으로 수출도 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한국 LIG넥스원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간 천궁Ⅱ 10개 포대 32억 달러 규모 계약 사실을 이달 6일 공개했다. 이는 중동지역 내 대규모 방산 수출 성과를 공개한 최초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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