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13.59%를 기록했다. 1999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2024년도 제1차 회의를 열고 ‘2023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을 심의·의결했다.
결산 결과에 따르면 기금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03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약 145조원이 증가했다. 기금운용 수익이 126조원 늘었고, 보험료 수입에서 급여지급액을 차감한 후 적립된 금액이 19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국내외 주식의 높은 수익률이 기금 운용 성과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금 운용 수익률은 13.59%(금융부문 수익률은 14.14%)을 기록했는데, 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국내주식 22.12%, 해외주식 23.89%, 국내채권 7.4%, 해외채권 8.84%, 대체투자 5.8%였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초 세계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국내외 증시와 채권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양호한 연간 수익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주식은 미국 은행권 위기와 중동 지정학적 위험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부각됐지만, 개별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게 국민연금공단 설명이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코스피)는 18.73% 올랐고, 글로벌 주식시장(MSCI ACWI ex-Korea, 달러 기준)은 22.63% 올랐다.
국민연금기금이 설치된 198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기금 운용수익률은 5.92%를 기록했다. 기금 투자를 통해 조성된 누적 운용수익금은 총 578조원이다. 전체 기금 적립금의 절반 이상인 55.8%가 운용 수익으로 채워진 셈이다.
기금위는 올해 1000조원의 기금 규모에 맞는 운용체계와 운용역량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 담긴 기금운용 개선 과제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자산배분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등 전략적 자산배분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조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중장기 자산배분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미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주요 연기금에서도 운용하고 있다. 향후 기금위 및 관련 위원회에서는 새로운 자산배분 체계 도입을 위한 지침 개정, 성과평가 개선 등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세계 투자환경은 지정학적 위험과 큰 변동성으로 녹록지 않았지만,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용 전문성 강화 등으로 기금적립금 1000조원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자산배분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투자 원천을 확대해 기금운용 수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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