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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중학교 전교생 5명인데 교원은 7명 ‘웃픈 현실’ [심층기획-저출생 직격탄 맞은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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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04 06:00:00 수정 : 2024-03-04 07: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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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역사에 말끔한 2층 규모 교사
한 때는 전교생 597명이던 시절도
최근 인근 학교와 단계적 통합 추진
교장 “학교 역할 등 고려 신중해야”

전북 남원시 서쪽 끝에 자리한 대강중학교는 6·25전쟁 직후인 1955년 4월27일 설립됐다. 교정 사방에 우거진 성인 몸통보다 두꺼운 소나무와 플라타너스만 봐도 69년 전통의 유구한 대강중의 역사를 엿보게 한다. 대강중 졸업생은 약 3900명이다. 말끔한 2층 규모의 교사에는 학년별 교실 외에도 과학실, 음악실, 미술실, 보건실 등 특별실에다 카페까지 들어서 있다.

 

하지만 이 넓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전 학년을 통틀어 5명뿐이다. 이는 전북지역 한 학급 평균 학생 수(22.4명)는 물론 남원지역 평균(20.1명)에도 크게 못 미친다. 그나마 전교생이 3명에 불과했던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낫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올해는 ‘귀하디 귀한’ 신입생 3명이 들어왔다. 그래도 3학년은 한 명도 없어 내년 2월에는 졸업식을 열지 못할 전망이다.

대강중은 2022학년도에는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아 진안군, 부안군 각각 2곳씩 4곳과 함께 전북지역에서 신입생이 ‘0명’인 중학교로 기록됐다. 행정구역상 도시 지역에 위치한 학교 중에선 대강중이 유일하다. 올해 전북에서 입학생이 없는 중학교는 5개교이며, 이 중 2개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학년이 0명이다.

반면 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원은 교장 1명과 과목별 교사 6명 등 7명이다. 행정실 2명과 교무실무사, 시설관리, 미화원 등을 합하면 12명이 근무 중이다. 학교에서 학생들보다 선생님을 찾기가 훨씬 더 쉬운 셈이다.

대강중은 베이비붐 영향으로 1979년에만 해도 전교생이 597명이나 됐다. 운동회라도 열리는 날에는 교정은 물론 온 마을이 잔치가 열리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저출생 여파로 전교생이 100명 미만으로 줄었고 2010년대에는 20명 안팎에 그쳤다. 그나마 최근 몇 년간엔 전교생을 열손가락으로 다 셀 정도에 불과해 학교 존립마저 위협받는 실정이다.

대강중 통폐합 움직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전북도교육청은 대강중을 비롯해 금지·송동·수지면 등 남원 서부권 4개면에 하나씩 있는 중학교 4곳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학령 인구 감소로 존립을 위협받는 작은 학교를 하나로 합쳐 적정 규모의 학교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4개 면 지역 인구는 6500여명이며, 4개 중학교 학생 수는 40명 남짓이다. 지난해는 인근 수지중이 신입생을 받지 못했는데, 이 학교는 올해 문을 닫게 됐다. 재학생들은 새학기에 맞춰 인근 송동중으로 편입 조치됐다.

대강중은 이 같은 통합 계획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남원 시내는 물론 서부권 중학교와도 차로 30분이나 소요돼 통학에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게 주된 이유다. 박성자 대강중 교장은 “단 1명의 학생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공동체에서의) 학교 역할 등을 고려해 (통폐합은 최대한)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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